이재명 영장 심사…기각? 구속? 기로에 선 민주당
2023년 09월 24일(일) 19:45
26일 심사 이목 집중…기각 땐 ‘야당 탄압’ 역공·구속 땐 내부 분란
정치 실종에 국회 운영 식물 상태·대법원장임명동의안 표결도 무산

지난 21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에 이어 26일 이뤄질 법원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민심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1야당 대표의 구속 여부가 사상 초유 사태라는 점에서 여야를 넘어 정국 전반을 뒤 흔드는 것은 물론 내년 총선 지형까지도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야는 법원의 영장심사결과에 따른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한편, 추석 연휴 기간 형성되는 민심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 실종 사태=당장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막 단식에서 벗어난 당대표가 법원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고,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원내 지도부마저 새로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회 운영은 사실상 ‘식물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오는 26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지만, 곧장 여야 협상에 임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 표결을 위한 25일 본회의는 사실상 무산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이날로 공식 종료하는 만큼, ‘사법부 수장’ 공백 사태가 불가피하다. 현재 정기국회에서 예정된 다음 본회의는 11월 9일로, 여야가 협상을 통해 10월에 본회의 일정을 추가로 잡지 않으면 대법원장 공백 사태는 최소한 한 달이 넘어갈 수 있다.

국회 운영이 멈춰지면서 주요 입법과 민생 법안 처리가 줄줄이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신임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역시 파행을 빚을 전망이다. 또 내년 총선을 위한 선거구 재획정 논의 등도 장기 공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속내 복잡한 여권=일단, 여권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이 대표의 구속을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당이 ‘이재명 지키기’를 위한 방탄에 주력했다며 비난의 강도를 더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대표직 유지 여부와 관계없이 정국은 여권에 유리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 구속이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수감된 이 대표에 대한 ‘동정 여론’이 형성되거나 민주당이 쇄신을 기치로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역학구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위기를 결집으로 이끌 만한 리더십이 부재 상황이라는 점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는 것은 여권에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무리한 수사를 여권이 1년 이상 밀어붙였다는 강력한 역풍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권이 ‘야당 탄압’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도 있다. 그러나 영장이 기각돼도 불구속 수사와 재판은 이어질 수 있어 ‘이재명 때리기’ 공세를 이어가면서 내년 총선 국면까지 민주당을 ‘방탄 프레임’에 가둬둘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혼돈의 민주당=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여권의 ‘야당 탄압론’을 내세우며 내년 총선까지 ‘정권 심판론’으로 공세 수위를 대대적으로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논란을 뒤로하고 통합을 기치로 당의 결집을 이끌고 민생에 집중하는 폭넓은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민심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기가 예전처럼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극한으로 치달은 계파 대립을 얼마나 봉합하고 단일 대오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구속될 경우, 민주당은 대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야당 탄압, 정치 수사’ 프레임이 퇴색되며 수세에 몰릴 수 있다. 여기에 고질적인 내부 계파 갈등이 폭발하면서 극심한 분란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친명계의 ‘옥중 공천론’과 비명계의 ‘사퇴론’이 정면충돌하면서 갈등 수위가 임계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하지만 현실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이 대표의 구속 여부를 떠나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자체적으로 당내 통합과 결집을 이끌 성숙한 모습을 보이느냐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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