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테마주 ‘광풍’…이차전지 이어 광주·전남 투자 열풍 이끌까
2023년 08월 16일(수) 17:20
LK-99 진위 공방 속 서남·서원·모비스 등 잇단 상한가
이차전지 휩쓴 지난달 광주·전남 주식거래금 전월비 70.6%↑
초전도체 바람 분 이달 지역민 주식투자 역대급 기록할 수도

/클립아트코리아

“며칠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어요.”

광주의 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박모(40)씨는 최근 초전도체 관련 주식을 샀다가 주가가 널뛰기하는 바람에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박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 주식시장이 열리자마자 초전도체 테마주로 불리는 ‘서남’을 1주당 8070원씩 총 1000주를 샀다. 총 807만원 어치다.

‘서남’은 박씨가 매입한 당일 7170원까지 떨어지는 등 11.15% 하락했다. 이후 11일까지 장중 최저 5950원까지 떨어졌다. 주당 2120원(26.3%) 손해를 기록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까, 아니면 기다려볼까” 미처 결정을 내리지도 못한 사이 ‘서남’ 주식은 지난 14일 상한가를 기록, 16일에도 상한가를 치는 등 2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박씨는 “또 언제 다시 급락할 지 몰라 14일에 절반을 팔고, 오늘도 나머지 절반을 모두 팔았다”며 “총 100만원 상당 이득을 봤다. 최근 주식시장이 너무 과열되고 널뛰기하고 있어 한동안 투자는 하지 않은 생각”이라고 했다.

초전도체 진위 공방 속에서도 일부 관련 테마주가 상한가를 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차전지에 이어 초전도체까지 테마주 ‘광풍’이 불면서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지역민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초전도체 테마주로 불리는 덕성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3% 상승해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1만3240원에 장을 마감했다. 덕성의 우선주인 덕성우 역시 29.94% 급등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밖에 서남(29.90%)과 서원(29.86%), LS전선아시아(29.95%), 파워로직스(29.71%), 모비스(29.90%) 등 관련주 역시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특히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주가 급등세가 이어져 지난 14일 하루 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던 신성델타테크는 전장보다 30.00% 오르면서 또 다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 <김현탁 박사 유튜브 캡처>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는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국내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물질인 ‘LK-99’의 초전도성을 부인하는 해외 연구기관들의 발표에 급락하는 등 주가가 널뛰기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메릴랜드대학 응집물질이론센터(CMTC)는 전날 오후 SNS를 통해 “LK-99는 상온과 저온에서 초전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우리는 게임이 끝났다고 믿는다.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고 밝힌 이후 일부 초전도체 테마주는 연일 급락에 이어 하락 마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LK-99’가 ‘초전도체가 맞다’는 의견이 다시 나오면서 이틀 연속 급등하고 있다.

이는 지난 10일 핀테크 스타트업 보나사피엔스의 김인기 대표가 SNS를 통해 “LK-99는 상온 초전도체도 맞고, 새로운 강자성체도 맞다”라며 “원저자들은 원래 생각보다 더 대단한 걸 발견했다. 축하드린다”라는 게시물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는 인하대학교에서 물리학 석·박사 학위를 딴 후,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박사, 연구원·연구부 교수, 연세대학교 연구 교수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초전도체 관련 테마주 열풍에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지역민 역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거래소 광주사무소가 발표한 ‘7월 광주·전남 지역 증시 동향’ 자료를 보면 올 7월 광주·전남 주식 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 합산)은 13조4242억원에 달해 전월 대비 70.6%(5조5574억원) 증가했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은 코스닥에선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가장 많이 사고 팔았으며, 코스피에서도 ‘POSCO홀딩스’, ‘포스코퓨처엠’, ‘금양’,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이차전지 테마주가 나란히 가장 많이 거래한 1~4위 종목에 올랐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이 이차전지 테마주에 큰 관심을 보였었다는 점에서 이달 이슈가 되고 있는 초전도체 테마주 역시 지역민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증권가에서는 8월 역시 초전도체 테마주를 중심으로 주식 거래대금 증가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편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LK-99의 상온 초전도성에 부정적인 의견이라면서도, 조만간 LK-99의 샘플을 제작해 교차 측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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