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결의 …‘정당한 영장’ 조건부
2023년 07월 18일(화) 20:30
의총서 일괄 추인…혁신위 “내려놓기 위한 시작” 긍정 평가
21일 2차 혁신안 발표…‘공천 룰 쇄신’으로 확대 여부 주목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고 결의했다. 혁신위원회도 이날 의총 결과에 대해 “혁신을 위한 내려놓기의 시작”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함에 따라 그동안 표류했던 혁신의 물길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윤리정당(의 면모)을 회복하도록 정당한 영장 청구에는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선언을 모두가 추인해 달라”고 요청했고, 별다른 반대 없이 추인됐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당한 영장 청구에 대해 의원들의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당헌·당규에 따른 당론 추인 절차를 거친 것은 아니다”고 밝힌 뒤, “그렇지만 원내대표가 제안했고 한 분의 반대 의견도 없이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정당한 영장 청구는 어떤 기준으로 정하나’라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며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는, 특별히 이례적으로 부당한 영장 청구라고 판단하지 않는다면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검찰의 영장 청구가 있을 때 정당한지 여부를 아마 여론으로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체포동의안 처리를 의원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것이 실효성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당론으로 정해도 체포동의안이 무기명 투표로 처리되는 만큼 (가결) 결과를 담보할 수 없다”며 “의원들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불체포 특권 포기 결의를 추인했지만, 이는 혁신위가 지난달 23일 요구한 수준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혁신위가 애초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서 제출’과 ‘체포동의안 표결 시 당론으로 가결’을 요구했지만 이날 의총에서는 사실상 이를 패싱했기 때문이다. 또 정당한 영장 청구 기준을 놓고 당심과 민심의 눈높이가 다를 경우, 상당한 후폭풍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혁신위는 불체포 특권에 대한 민주당 의총 추인을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혁신위는 이날 민주당 의총 결과에 대해 “민주당 모든 의원이 불체포 특권 포기에 의견을 모은 것은 혁신을 위한 내려놓기의 시작이며, 앞으로 실천을 통해 보여줄 것을 믿는다”는 입장을 냈다. 또 “의원총회 결의는 국민 눈높이에서 정당하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불체포 특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 112명 중 110명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에 서명한 데 이어 민주당도 불체포 특권 포기를 결의하면서 그동안 민심의 눈총을 받아왔던 ‘방탄 국회’ 논란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김은경 혁신위원회’는 지난달 23일 1호 쇄신안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의 불체포특권 포기 및 체포동의안 가결 당론 채택’을 내걸었으나 뚜렷한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고 지난 13일 의총에서는 추인이 불발되기도 했다. 결국, 특권 내려놓기를 외면한다는 민심의 비판이 이어지자 비명(비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한 31명의 국회의원들이 지난 14일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에 나서면서 이번 의총 추인이 급물살을 타게됐다.

불체포 특권 포기 문제가 풀림에 따라 그동안 주춤했던 혁신위의 행보도 빨라질 전망이다. 혁신위는 오는 21일 ‘꼼수 탈당 방지’등을 골자로 한 2차 쇄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내부의 눈길은 공천 룰로 집중되고 있다. 혁신위가 현역 국회의원 기득권 제한을 명분으로 공천 룰 쇄신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외에서는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제한’, ‘현역 국회의원 컷-오프 부활’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폭발성이 크다는 점에서 혁신위가 이를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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