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군공항 이전특별법 시행령 ‘독소조항’ 대못 뽑았다
2023년 07월 18일(화) 20:25
변경 조항 27일까지 입법 예고
강제조항은 여전히 남아 아쉬움

광주 군 공항.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가 국방부와의 물밑 교섭 끝에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시행령 중 ‘독소조항’으로 꼽혀 온 땅값 상승 목적의 상업적 개발을 유도하는 ‘대못’ 조항을 뽑아내는 데 성공했다.

다만 여전히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조항으로 ‘종전 부지(현 광주 군 공항 부지) 가치(땅값)가 최대한 향상되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이 남아 있는 점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선 해당 조항 때문에 향후 부지개발 과정에서 ‘시민 중심의 공익개발을 하려는’ 광주시와 ‘국가 예산 투입을 최소화하려는’ 국방부 간 ‘예산 마찰’이 우려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광주 군 공항 이전 및 종전 부지 개발 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안을 재입법예고 했다. 지난 5월 입법 예고 기간에 접수된 각계 의견을 수렴해 일부 수정하고, 오는 27일까지 다시 입법 예고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그동안 독소조항으로 지적 받아온 기존 3조 2항 사업비 초과 발생의 방지 조항이 일부 바뀐 것이다.

기존 조항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종전 부지 가치가 최대한 향상되도록 하고 초과 사업비의 발생이 예상되면 개발계획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는 자치단체에 ‘돈 안되는’ 공원 등 공익적 공공시설보다는 대규모 아파트 조성 등 ‘돈 되는 사업’을 진행하도록 유도해 기존 부지(현 광주 군 공항 부지)의 가치(땅값 등)를 최대한 끌어 올리라는 것으로, 정부가 부담해야 할 초과사업비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돼 광주시의 반발을 샀다.

국방부도 이 같은 광주시의 의견을 일부 받아들여 이번 재예고안에서는 기존 안의 3∼5조를 통합하고, 4조에 사업비의 지원 절차 및 지원 범위 등을 담았다.

재예고안 4조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초과 사업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호 협력하며 종전 부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초과 사업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24조에 따라 종전 부지가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그 부지의 가치가 최대한 향상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기존안 중에서 종전부지 가치 향상을 위해 아파트 등 개발을 조장할 수 있다는 광주시의 주장에 따라 ‘개발계획 등 변경’ 문구를 삭제한 것이다.광주시가 추가로 요구한 부정하거나 잘못 지급된 초과 사업비 지원금을 환수하도록 규정한 조항 삭제 등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단 광주시는 “종전부지 개발 계획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강행 규정이 삭제된 만큼 다른 의견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선 해당 시행령 조항의 상위법인 군 공항 지원 및 지원한 관한 특별법 제24조(종전부지 가치향상 의무)가 의무적으로 지켜야하는 조항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그 하위 시행령에서 ‘부지의 가치가 최대한 향상되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문구 역시 결국 아파트 등 상업적 개발을 강요하는 독소조항이라는 의견 등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시와 자치구 등에서 법률 자문을 맡아온 한 변호사도 “의무조항이라는 점에서 향후 부지개발이 공익개발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며 “‘강구해야 한다’를 ‘강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로 바꿨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으며, 어렵다면 (광주시는) 공익개발을 할 수 있는 행정적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시 관계자도 “물론 부지 가치(땅값)를 높이기 위해 상업적 개발이 불가피한 점이 있지만, 국가사업 유치 등 다양한 공익적 방법으로 부지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재입법예고된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시행령안을 미흡하다고 판단, 적극 대응키로 했다.

전남도는 18일 “최초 입법예고된 국방부 안이 지역 실정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입장에 따라 자체 시행령안을 마련해 건의했음에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국방부를 직접 찾아가 지역민 목소리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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