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위 1호 쇄신안 ‘불체포특권 포기’ 추인 불발
2023년 07월 13일(목) 19:35
檢 돈봉투 수사 등 대립 상황 고려 의총서 찬반 토론 끝 보류 결정
21일 ‘꼼수 탈당 방지책’ 발표…공천 룰로 전선 확장시 내홍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게이트 국정조사 촉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가 13일 의원총회에서 혁신위의 ‘민주당 국회의원 전원의 불체포 특권 포기 결의안’을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추인을 시도했으나 불발됐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전날 “쇄신안을 안 받으면 당이 망한다”고 강하게 압박했지만 당내 공감대는 마련되지 않았다. 혁신위의 1호 쇄신안이 표류함에 따라 당내 혁신 동력 약화는 물론 공천 룰로 전선이 확대될 경우, 당내 내홍이 촉발되지 않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 발언에서 “간곡하게 제안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정당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선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겠다는 결의를 공식적으로 선언했으면 한다”며 “혁신위가 제안한 1호 쇄신안을 의원총회에서 추인해주기 바란다. 혁신위가 민주당의 윤리성을 보강하기 위해 제안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소중한 당원과 지지자들과 함께 국민정당으로 나아갈 때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민주당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내년 총선은 확장성 싸움이다. 국민 속으로 더 넓게, 더 깊게 들어가는 확장적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민주당다운 윤리정당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혁신위 쇄신안을 추인하지 않았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의총 뒤 브리핑에서 “상당수 의원들이 찬성 입장을 피력했다”면서도 “(반대 의견을 낸 의원들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검찰의 영장 청구 등을 고려, 획일적으로 정하는 경우 생길 수 있는 부정적인 결과 등에 대해서도 충실하게 토론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지난달 23일 ‘소속 의원 전원의 불체포 특권 포기’를 1호 쇄신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같은 달 26일 “회기 중 체포동의안 요구가 올 경우 당론으로 부결을 정하지 않겠다”면서 비껴갔다. 이후 해당 안건이 의총에 올라오기까지 20일이나 걸렸음에도 이날 추인이 다시 불발된 것이다.

혁신위는 지난달 불체포 특권 포기를 제안하며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이 의원들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되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당에서 의원들에 대한 철저한 사실 확인과 의원들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

박광온 원내대표 역시 이날 ‘정당한 영장 청구’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원내의 전폭적 지지를 얻지 못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명 대표의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혁신위는 오는 21일 2호 쇄신안으로 이른바 ‘꼼수 탈당 방지책’ 등 윤리정당 강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1호 쇄신안이 표류하면서 혁신 동력이 약화되지 않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7월 임시국회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정치적 하한기에 접어드는데다, 9월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등을 고려하면 혁신위가 활동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 등의 이슈가 정국을 뒤흔들면서 혁신위가 이슈를 가져갈 정치적 공간도 녹록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혁신위가 현역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축소를 명분으로 내년 총선 공천 룰로 혁신 전선을 확대할 경우, 오히려 내홍을 촉발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를 반영하듯, 비명(비 이재명) 진영 일각에서는 당내 주류 세력이 혁신위와 물 밑 공감대를 형성, 혁신을 명분으로 내년 총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보이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혁신은 시대와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해야 하고, 또 현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점에서 난이도가 높다”며 “지금 민주당에 요구되는 것은 일방통행의 여권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적 결집이며 혁신위는 이를 촉발시킬 수 있는 공감대 높은 혁신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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