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받은 민주당 의원 ‘20명’ 특정 … 수사 속도내나
2023년 07월 11일(화) 19:05
檢, 송영길 前보좌관 영장에 명시…민주 “각종 악재 물타기 안돼”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돈을 받은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을 20명으로 특정했다. 검찰은 조만간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돈 봉투 명단에는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도 3~4명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정치권은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일 민주당 등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송영길 전 대표의 전 보좌관 박용수씨의 구속영장 청구서에서 “2021년 4월 28일 무소속 윤관석 의원이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이성만 의원 등 10명에게 각각 봉투 1개씩을 교부했고, 다음 날 오후 의원회관을 돌며 자당 소속 의원 10명에게 각각 봉투 1개씩을 교부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윤관석 의원 구속영장이나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공소장 등에서 ‘봉투 20개’ 등으로 표현된 것이 의원 숫자로 진전된 것이다.

검찰은 그간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주요 관계자 조사와 국회사무처 압수수색, 현장 조사 등을 통해 수수자로 의심되는 의원들의 동선을 교차 검증했다. 지난 10일에도 국회사무처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통해 현역 의원들과 보좌진의 동선을 추가로 확보했다. 검찰은 구속한 박씨에 대한 조사를 거쳐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본다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검찰에 소환되는 국회의원들의 실명이 공개된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상당한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검찰 수사에 대놓고 반발하는 것도 민심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현실이어서 고민이 깊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검찰이 전당대회 돈 봉투 수사와 관련,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숫자를 명시한 것과 관련, “(검찰은) 정치적 행동을 자제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당이 진행한 ‘폭염 대비 노동자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 간담회’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측성 정치적 행동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은 추측을 할 것이 아니라, 증거에 의해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것이 도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했는지 지금까지는 드러난 바가 없는 것으로 저희는 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역 정치권도 검찰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 돈 봉투 사건과 관련, 광주·전남 일부 국회의원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검찰의 소환이 현실화된다면 내년 총선 지형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 핵심 관계자는 “지금 거론되는 명단은 정치권에 나도는 찌라시에 불과하다”며 “검찰의 수사 의도에 대해 민심이 보다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검찰이 돈 봉투 수수가 의심되는 국회의원들을 소환, 불구속 기소를 하더라도 민주당 차원의 징계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돈 봉투 수수 의혹만으로 정치적 불이익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와 양평 고속도로 논란 등 각종 악재가 잇따르면서 여권이 전대 돈 봉투 사건으로 여론의 시선을 돌리는 물 타기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주시하며 원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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