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안전 위협하는 노후 경로당 방치 안 된다
2023년 03월 07일(화) 00:00
노인들의 사랑방인 광주 지역 경로당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경로당 1348곳 중 50.4%(680곳)가 설치된 지 20년 이상 된 ‘노후 경로당’이었다. 설치 후 10~20년 된 경로당도 491곳(36.4%)에 달했으며, 5~10년은 86곳(6.4%), 5년 미만은 91곳(6.8%)이었다. 광주 경로당 절반이 설치 20년을 넘었고 10년 이상 된 곳까지 포함하면 87%가 보수·점검 대상인 셈이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엊그제 찾은 북구 광운노인정 담장은 금방 무너질 듯 기울어져 있었다. 북구 동운경로당은 화장실 세 곳 중 두 곳이 고장나 사용할 수 없었다. 광산구 운수경로당 외부 화장실은 타일이 깨졌고, 날카로운 유리 조각이 바닥에 흩어져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노인들이 이용하는 공간임에도 이동과 활동에 불편을 주는 장애도 많았다. 동운경로당을 비롯해 인근 수산경로당, 광운노인정의 경우 출입구 철제 문턱이 휠체어 등 이동 보행 장치의 진입을 막았다. 보행 불편을 겪는 노인들에게는 허들이나 다름없었다. 일부 공간에는 거미줄이 생기고 곰팡이가 피어 호흡기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었다.

광주시가 난방·양곡·운영비 지원을 골자로 하는 경로당 활성화와 기능 보강 사업에 나섰지만, 노후 시설 정비는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노인들의 하소연이다. 사실상 광주 노인 인구의 21%(4만 6000여 명)에 해당하는 경로당 회원이 안전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광주시는 노인 안전을 위협하는 노후 경로당에 대한 정밀 점검에 나서 대대적인 시설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인프라뿐 아니라 운영 프로그램도 대폭 확충해 경로당이 명실상부한 노인 복지·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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