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40% 미충원도…더 심각해진 지방대 위기
2023년 02월 23일(목) 00:00
광주·전남 지역 대학들이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을 3000여 명이나 채우지 못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집계에 따르면 2023학년도 수시·정시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모집에 나선 광주·전남 대학은 각각 아홉 개교씩 18개교에 달했다.

미충원 인원은 광주권 대학이 1554명, 전남권 대학이 1475명으로 모두 3029명이다. 광주의 A대학은 신입생 정원 722명의 40.7%인 294명을 추가 모집해야 하는 상황이고, 전남의 B대학은 정원 1741명의 19.5%인 341명을 채우지 못했다.

지방대학의 신입생 정원 미달은 비단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학령인구 감소로 위기감이 더해지고 있다. 올해 국내 대학에서 정원 미달로 추가 모집 인원이 1만 5579명 발생했는데 90% 가량이 지방권 대학이었다. 추가 모집 상위 50개 대학 가운데 49개 대학이 지방대였고, 광주·전남권 대학 일곱 개가 여기에 포함됐다.

광주의 한 대학은 추가 모집을 여섯 차례나 진행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전 교직원이 학생 모집에 나서고 있지만 매년 20~30%씩 추가 모집 인원이 늘어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지방 거점 국립대도 예외가 아니어서 이번 정원 미달에 420명이나 포함됐다. 지방 거점 국립대의 신입생 대비 자퇴생 비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는데 신입생 정원마저 채우지 못한다면 존립은 불가능하다.

흔히 지방대 위기를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는 말로 표현하는데 날로 실감이 난다. 지난 2021년을 기점으로 대학 입학 연령 인구가 정원에 미달하기 시작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위기의 근본 원인이지만 탓만하고 있을 순 없다. 정부와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방대를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도 대학이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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