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은행권 대출 금리 인하로 고통 분담을
2023년 02월 22일(수) 00:00
경기 침체와 잇단 금리 인상으로 광주·전남 지역 중소기업들의 지난해 신규 대출과 고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은 막대한 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여 비난을 사고 있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 중소기업의 예금은행 신규 대출은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2조 1085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3416억 원(1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2 금융권 등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의 누적 신규 대출은 3조 2157억 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6768억 원(26.7%)이나 늘었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지역 중소기업들의 대출이 1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

또한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신규 취급액 기준) 중 금리가 5% 이상인 대출의 비중은 28.8%로 2013년 이후 9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에 금리 3% 미만의 저금리 대출 비중은 2021년 60.9%에서 지난해 11.9%로 대폭 줄었다. 대출 증가와 금리 상승으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중소기업들의 채무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금융권은 ‘이자 장사’로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면서 지난해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 ‘돈 잔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경제 주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예금·대출 마진 수익을 바탕으로 한 금융권의 이런 행태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금융권은 대출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 이자 부담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어 줘야 한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 당시 은행들은 대규모 공적자금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국민 경제가 어려울 때는 금융권이 상생을 위한 고통 분담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실시간 핫뉴스

많이 본 뉴스

오피니언더보기

기사 목록

광주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