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고생들 4·19 활약 제대로 평가돼야
2023년 02월 21일(화) 00:00 가가
광주 지역 4·19혁명 당시 광주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광주여고 총동창회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광주여고와 함께 엊그제 국가보훈처에 광주여고 11기 졸업생 세 명에 대한 보훈 포상을 신청했다. 대상자는 정찬선(80)·박덕자(83)·양사례(80) 씨로, 이들이 가족들의 피해를 우려해 숨겨오다 명예 회복을 바라는 동문들의 설득으로 60년만에 활동 사실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여학생들의 4·19 참여 사실은 가려져 있어 이들의 증언이 새롭게 주목된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4·19 관련 보훈 포상을 받은 이들은 모두 남학생들이다. 광주고 13명, 조대부고 네 명 등 모두 22명이다. 시위 주도자 가운데 한 명인 정 씨는 “2교시 수업이 끝나자 학교 밖에서 ‘광주여고 나온나’라는 소리를 듣고 복도를 뛰어다니면서 종을 치며 운동장으로 나가자고 소리쳤다”면서 “울타리를 부수고 광주고 남학생들과 합세해 본격적인 데모에 나섰고 최루탄과 돌 등을 던지는 경찰에 맞섰다”고 증언했다.
이들의 활동은 광주일보가 1960년 4월 24일 보도한 ‘시내 학생 거의 합세, 광여고·공고·부고·상고’라는 제목의 기사가 뒷받침한다. 이들의 증언을 통해 광주여고의 시위 참가 인원이 애초 알려진 200여 명이 아니라 700여 명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4·19혁명은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적 정체성과 국가적 지향점을 확립한 역사적 사건이다. 잊혀져 가고 있지만 아직도 4월 혁명의 진상은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광주 4·19의 주역인 광주여고생의 혁명 참여 사실을 제대로 평가하고 업적을 기려야 한다. 보훈처는 한 발 더 나아가 시위 참여 생존자들을 발굴하고 구술을 채록하는 등 역사 재조명 사업에 나서야 할 것이다.
광주여고 총동창회는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광주여고와 함께 엊그제 국가보훈처에 광주여고 11기 졸업생 세 명에 대한 보훈 포상을 신청했다. 대상자는 정찬선(80)·박덕자(83)·양사례(80) 씨로, 이들이 가족들의 피해를 우려해 숨겨오다 명예 회복을 바라는 동문들의 설득으로 60년만에 활동 사실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