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특전사 단체 화해, 진정성 있는 소통부터
2023년 02월 16일(목) 00:25
특전사 동지회의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놓고 5·18 단체 간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5·18 당시 계엄군으로 활동한 특전사 동지회 관계자들은 오는 19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 5월 3단체(부상자회·유족회·공로자회) 초청으로 5·18 희생자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는 부상자회를 중심으로 5월 3단체와 특전사 동지회가 국민 화합 차원에서 교차 참배에 합의하고 5월 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계엄군들이 묻혀 있는 국립 현충원을 참배한 데 따른 답방 형식으로 마련됐다. 5월 단체와 특전사 동지회는 앞서 5·18정신을 계승 발전시키자고 다짐하는 등 다섯 개 항의 행동강령을 마련하고 오는 19일 광주에서 공동 선언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하지만 5·18유족회가 “진정한 고백과 사죄가 먼저”라며 행사 불참을 선언한데 이어 부상자회 일부도 보이콧하겠다고 밝히면서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 오월어머니집과 광주전남추모연대 등 일부 시민사회단체들도 특전사 동지회의 참배 반대에 가세하면서 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5월 3단체와 특전사 동지회 간 화해 모드는 43년만의 5·18 가해자와 피해자간 화합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어렵게 모색한 화해 모드가 틀어질 위기에 처한 것은 화해를 주도한 5월 단체 지도부의 성급함과 미숙한 일처리 탓이 크다. 5월 3단체 회원들의 총의를 모으기보다 급하게 교류 행사를 추진한 데다 초청 행사 중 특전사 군가인 ‘검은 베레모’ 제창이 포함되도록 방치해 화를 키웠다.

어렵게 마련한 화해 모드를 이어가려면 지금부터라도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5·18 당사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한다. 5월 단체끼리 한목소리로 화합을 이끌어 낸다면 특전사 동지회도 진정한 사과와 진상 규명에 힘을 보태지 않겠는가. 시민사회단체들도 분열을 조장하는 목소리를 자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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