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시설·전문성 부족 초유의 단수 사고 불렀다
2023년 02월 15일(수) 00:10 가가
광주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은 사상 초유의 단수 사고는 예고된 인재였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노후 상수도 시설을 제때 정비하지 않고 방치한 데다 전문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부실 관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다.
엊그제 대규모 단수를 초래한 덕남정수사업소 유출 밸브는 1994년 정수장 준공과 함께 설치돼 30년이 다 된 노후 시설이다. 11년의 사용 가능 기간(내용연수)이 두 배 이상 지난 탓에 적기 교체 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됐지만, 육안 점검과 외관 조사로 사용 기간을 연장해 오다 사달이 났다.
더욱이 1985년 준공된 용연정수사업소에도 40년 가까이 된 노후 유출 밸브가 설치돼 있고, 광주 도심 지하에 깔린 수도관 4046㎞ 가운데 절반이 20년 이상 된 노후관이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노후 상수도 시설로 인한 수질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수도관 내부 코팅막이 벗겨지는 사고가 발생해 258세대가 피해를 입었고, 이듬해에도 두 차례나 흐린 물이 공급돼 120여 세대에 보상을 해야 했다.
상수도사업본부 직원들의 전문성 및 경험 부족도 문제다. 2005년 상하수도 전문 직렬인 ‘수도 토목직’이 폐지된 데다 사업소 성격상 한직으로 여겨져 직렬·직급별 근무 경력이 짧거나 정년을 앞둔 공무원 등이 일부 배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2020년 사고 때 이러한 문제를 잦은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하며 인사 혁신을 예고했지만 헛구호에 그쳤다.
반복되는 상수도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시설 전반에 관한 정밀진단을 통해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노후 시설 교체부터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 광주시와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집중 배정하고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상수도 분야에 전문성과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발탁하고, 토목직 등 기술직 관리자를 전문 인력으로 육성해 전진 배치하는 등 인적 쇄신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엊그제 대규모 단수를 초래한 덕남정수사업소 유출 밸브는 1994년 정수장 준공과 함께 설치돼 30년이 다 된 노후 시설이다. 11년의 사용 가능 기간(내용연수)이 두 배 이상 지난 탓에 적기 교체 등 철저한 관리가 요구됐지만, 육안 점검과 외관 조사로 사용 기간을 연장해 오다 사달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