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7분 만에…건조 1년 안 된 어선 왜 뒤집혔나
2023년 02월 07일(화) 00:00
신안 해상에서 전복된 24톤급 통발 어선 ‘청보호’는 응급조치가 불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침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고 당시 기상 여건이 나쁘지 않았고 암초도 없었던 데다 배를 건조한 지 1년도 안 됐다는 점에서 사고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목포해경에 따르면 청보호 침수에 대한 첫 신고는 지난 4일 밤 11시 19분께 접수됐는데 그로부터 단 7분 만에 “배가 전복되고 있다”는 후속 신고가 접수됐다. 생존자들은 밤 11시 20분께 기관장이 기관실에 물이 차고 있다며 선원들을 불렀는데, 당시 이미 손쓸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침수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3월 건조된 청보호는 한 달 뒤 등록·진수됐다. 운항을 시작한 지 10개월 만에 사고를 당한 셈이다. 사고 당시 청보호는 선박자동 식별장치(AIS)를 이용해 항해 중이었고, 항로를 이탈하거나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해경의 설명이다. 해역의 파도도 높지 않았고 날씨도 맑았으며 암초가 많은 지역도 아니었다. 또 배 안팎에서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손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청보호의 구조적인 문제가 사고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생존 선원들은 평소에도 기관실에서 물이 샜고, 출항 당시 배가 기우는 현상이 있었으며 오른쪽 엔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해경 등 구조 당국은 어제 선체 내부에서 실종 선원 아홉 명 가운데 다섯 명을 심정지 상태로 발견, 수습했다. 남은 네 명도 최대한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수색·구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선체를 조기에 인양해 구조적 결함에 의한 사고인지, 운항 도중 문제가 생긴 탓인지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상 선박 사고가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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