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영혼 … 서점가 ‘에르노 특수’
2022년 10월 11일(화) 19:25
올해 노벨문학상…여성·억압받는 사람들의 권리 목소리 높여
‘단순한 열정’ 교보문고 등 일간 종합베스트셀러 상위권 랭크

작가 아니 에르노

‘직접 체험하지 않는 글은 쓰지 않는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장자로 선정된 아니 에르노(82)는 이색적인 작가다. 아니 특별한 작가다. 자신이 체험한 것 외에는 결코 쓰지 않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자전적 소설이 많다.

자전적 소설은 소재를 있는 그대로 차용하지 않고 서사적 장치에 따라 기술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체험이 소설로 구현됐다는 점에서 논쟁적이며 도발적일 수밖에 없다.

◇ 에르노의 작품 세계 그리고 삶

프랑스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에르노는 자전적이며 사회적인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문학 출판계 일각에서는 그를 가리켜 ‘페미니스트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별칭이 말해주듯 에르노는 어떠한 억압과 굴레에도 주저하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로 글을 쓰는 작가다.

에르노는 자신이 용감하기 때문이 아닌 필요하기 때문에 소설을 쓴다고 강조하곤 했다. “여성과 억압받는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1940년 출생한 작가는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빈곤과 기억은 후일 작가의 작품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에르노는 이후 루앙대학교를 졸업하고 중등학교에서 교사를 했다. 1971년부터 2000년까지 문학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1974년 자전적 소설 ‘빈 옷장’으로 문단에 나왔고 1984년 ‘자리’로 르노도상을 수상했다. 특히 ‘자리’는 작가의 글쓰기 방식에 있어 하나의 분기점을 이루는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부친의 죽음을 계기로 소설을 쓰려다 중간에 포기하고 결국 사실에 근거해 상황을 담백하게 진술하는 방식을 택한다.

에르노 특유의 짧은 단문, 문단과 문단의 역백은 이 작품을 계기로 형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대표작 단순한 열정’은 연하의 외국인 유부남과의 사랑을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글쓰기의 방식, 기억과 기록의 경계 등을 천착하며, 한 발 떨어진 거리에서 인물들을 조감한다. 지난 2020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돼 칸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는 발표할 작품을 쓰는 동시에 ‘내면일기’라는 형식의 글을 통해 내면적 글쓰기를 동시에 풀어낸다. 자기 검열을 비롯해 다양한 검열에서 자유롭게 하고자 하는 발로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열정’은 이후 ‘탐닉’이라는 제목으로 독자들을 만났다. 그러나 종종 에르노의 작품은 선정적이며 직설적인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카사노바 호텔’은 작가가 관심을 가졌던 주제 에로스와 죽음의 본능을 밀도있게 그린 작품이다. 성적인 모험 그리고 성적 욕망, 삶의 본능 등을 다루고 있다.

◇노벨상 수상 서점가 특수, 이벤트도

에느로 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서점가와 출판계가 노벨상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교보문고 온라인 일간 종합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10일 기준 에르노의 대표작인 ‘단순한 열정’이 6위에 올랐다. 수상 소식 하루만에 1200권 이상이 판매되며 노벨상 작가라는 명성을 확인시켰다.

교보문고에서는 2022노벨문학상 특별전을 오는 12월 5일까지 연다. 행사도서를 포함해 소설, 시, 에세이 분야 등에서 2만원 이상 구매시 데스크매트 & 펜트레이를 제공한다.

예스24에서도 ‘단순한 열정’은 10일 기준 베스트셀러 11위를 차지했다. 예스24에서도 노벨문학상 관련 이벤트를 진행한다. 역대 수상작가 도서를 포함, 소설이나 시 3만원 이상 구매 시 ‘마블패턴 아코디언 책꽂이’, ‘코듀로이 미니 크로스백’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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