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디자인 산책-안애경 지음
2022년 09월 02일(금) 12:00
바탕엔 민주주의…전통 담고 자연 배려한 핀란드 디자인 철학
2018년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개관한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는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 외관이 눈에 띄는 곳이다. 햇빛 쏟아지는 창이 인상적인 3층에 자유롭게 배치된 의자와 나무 계단에 앉아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하는 이들, 바깥 테라스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여유로움이 부러워진다. 바로 옆의 헬싱키 뮤직센터와 카이스마 현대미술관도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몇년 전부터 한국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북유럽 디자인이 인기다. 그 출발에는 안애경이 펴낸 책 ‘북유럽 디자인’, ‘핀란드 디자인 산책’ 등이 있다.

1995년 핀란드로 건너간 후 양국을 오가며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그가 2009년 출간한 ‘핀란드 디자인 산책’ 개정판을 펴냈다. 핀란드의 에코 디자인,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 ‘침묵의 예배당’으로 불리는 깜삐 채플, 핀란드 사우나, 핀란드 크리스마스 이야기와 새로운 사진들이 풍부하게 추가된 책은 핀란드 디자인의 핵심을 충실하게 보여준다,

저자가 생각하는 핀란드 디자인은 ‘모두에게 평등하고 지속가능한 생각과 친밀한 공동체 의식을 담은 일상의 디자인’이다. 그 디자인 철학의 본질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 저자는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 문화와 가치, 다음 세대를 위해 열정을 보이는 핀란드 사람들 이야기를 천천히 들려준다.

책은 ‘핀란드는 디자인이 일상이다’, ‘핀란드 공공디자인의 의미’, ‘핀란드 사람, 그리고 디자인 철학’ 등 세 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오랜 기간 현지에 살며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온 덕에 그가 펴낸 책에 등장하는 디자인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생생하다. 핀란드 디자인은 일상에서 누구나 기분 좋게 사용하며 즐긴다. 디자인에 문화와 전통을 담고 자연을 배려한 지속 가능한 디자인엔 다음 세대를 향한 미래의 지향적인 고민이 담겨 있다. 저자는 “그들의 디자인 정신에는 사회를 직시하는 민주주의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 전통적인 가치, 순수한 자연, 친밀한 공동체 의식에 대한 높은 존중이 핀란드 디자인 철학을 독특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책에서는 이딸라에서 만드는 다양한 일상의 물건들, 피스까스의 정원을 위한 도구들, 핀란디아 홀과 박물관, 가정용 제품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탄생시킨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거장 알바르 알또의 작품을 만난다. 또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키우되 안전을 최우선으로 디자인된 놀이기구, 벤치, 교통수단, 표지판 등 친환경적인 도시 디자인 등 핀란드 디자인 철학과 문화가 반영된 디자인 사례들을 소개한다.

추천사에서 안애경을 ‘핀란드 디자인의 탁월한 전문가이자 핀란드와 한국을 연결하는 문화대사’라 칭한 뻬까 메쪼 주한 핀란드 대사는 “핀란드 디자인은 핀란드 사회의 핵심 가치인 평등함, 지속 가능성, 단순함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북커스·2만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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