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조온윤 시인 “공감과 연대…詩로 긍정과 희망 회복했으면”
2022년 03월 08일(화) 21:15 가가
첫 시집 ‘햇볕 쬐기’ 발간
“한국 현대문학 대표시인 박용철은 닮고 싶은 시인”
2019년 문화일보신춘 등단…문학동인 ‘공통점’ 활동
“한국 현대문학 대표시인 박용철은 닮고 싶은 시인”
2019년 문화일보신춘 등단…문학동인 ‘공통점’ 활동
그는 용아 박용철 시인에 대한 경애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용철 시인은 광주 광산이 배출한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그는 “용아 시에 담긴 무욕함과 무구함을 사랑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인간적으로도 작품적으로도 닮고 싶은 시인”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광산에서 나고 자란 조온윤 시인. 201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는 그는 박용철 시인을 좋아한다. “고향이 같다는 것뿐만 아니라 문우들과 시문학파 동인을 이루어 활동했다는 점”도 용아를 좋아하는 이유다.
조 시인이 대선배인 박용철 시인에 대해 경애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문학성이다. 구체적으로 “박용철 시인이 자신의 문학성만큼이나 자신과 교류했던 동료 문인들의 문학성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겼다”는 점에서 용아의 인간미를 엿보게 된다. 사실 박용철은 정지용과 김영랑 시집을 발행하는 등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정작 자신의 시집은 뒤늦게 빛을 봤다.
아마도 조온윤 시인 또한 다분히 그런 기질이 몸에 밴 문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의 주인공보다 무대 뒤편의 조력자’로 누군가를 돕는 일에 보람을 찾는 인간미 넘치는 시인 말이다. 말수가 적고 진중한 그는 내면이 단단해 보였다. 설익은 말보다는 깊은 사유를, 행동의 가벼움보다는 오랜 침묵을 택하는 쪽이었다.
이번에 펴낸 첫 시집 ‘햇볕 쬐기’(창비)의 기저에 흐르는 주제랄까 지향점은 ‘공감과 연대의 힘’으로 집약된다.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이며 동시에 위로를 줄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나 또한 사람들에게 숱하게 상처받았고, 그 상처에 대한 위로도 사람들로부터 받았어요. 오늘의 시대를 타인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넘쳐나는 시대라고 합니다. 이 시집을 통해 한 줄기 실낱이라도 인간에의 긍정과 희망을 회복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의 시는 세상 모든 혼자의 곁에 함께 있다. “혼자가 되어야 외롭지 않은 혼자”(‘묵시’)를 이해하고 “누군가 반드시 들어주길 바라며/ 누구도 필요 없다고 외치는”(‘공통점’) 안타까운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언제나 “정확하게 혼자”(‘다른 차원에서 만나요’)라는 사실에 누군가 절망하고 있을 때, 그 절망은 혼자일 리 없다며 마지막까지 믿은 자의 것임을 일러준다.
“매일 빠짐없이 햇볕 쬐기/ 근면하고 성실하기/ 버스에 승차할 땐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걸을 땐 벨을 누르지 않아도 열리는 마음이 되며//도무지 인간적이지 않은 감정으로/ 인간을 위할 줄도 아는 것/ 혹은// 자기희생/ 거기까지 가닿을 순 없더라도…”
위 시 ‘중심 잡기’는 시집의 제목인 ‘햇볕 쬐기’를 떠올리게 한다. 나희덕 시인은 해설에서 “‘햇볕 쬐기’ 또는 ‘햇볕 되기’는 “언 땅 위를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골몰”하다가 발견한 ‘중심 잡기’의 방식”이라고 평한다. 시집 전체의 분위기를 ‘내향적 산책자의 수화’라고 정의한 것에 절로 수긍이 간다.
시인은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인 문우들의 도움이 컸다. 광주에서 ‘공통점’이라는 문학 동인 활동을 했다.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또 시집을 엮는 동안 문우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었다”는 말에서 서로 ‘햇볕 되기’를 추구했던 문청들의 따스한 마음이 읽힌다.
“한창 열심히 활동할 때는 일주일마다 창작시를 가져와 몇 시간에 걸쳐 합평하고 책 얘기를 나눴지요. 학교(조선대 문창과)에서 합평 수업을 할 때면 지나치게 날 선 비판으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말고 서로의 작품을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암묵적인 규칙을 정했어요.”
2016년부터 시작한 공통점은 벌써 6년이 넘게 별 탈 없이 함께해오고 있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는 독립출판과 문학예술 프로젝트 기획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연구생에 선정돼 다음 작품활동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으로 쓰게 될 작품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으로 쓰고 싶다”고 한다. 무엇보다 동인들과 함께 추구하는 ‘같은 통점이 되는’ 문학을 할 계획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조 시인이 대선배인 박용철 시인에 대해 경애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문학성이다. 구체적으로 “박용철 시인이 자신의 문학성만큼이나 자신과 교류했던 동료 문인들의 문학성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겼다”는 점에서 용아의 인간미를 엿보게 된다. 사실 박용철은 정지용과 김영랑 시집을 발행하는 등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정작 자신의 시집은 뒤늦게 빛을 봤다.
“우리는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이며 동시에 위로를 줄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나 또한 사람들에게 숱하게 상처받았고, 그 상처에 대한 위로도 사람들로부터 받았어요. 오늘의 시대를 타인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 넘쳐나는 시대라고 합니다. 이 시집을 통해 한 줄기 실낱이라도 인간에의 긍정과 희망을 회복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그의 시는 세상 모든 혼자의 곁에 함께 있다. “혼자가 되어야 외롭지 않은 혼자”(‘묵시’)를 이해하고 “누군가 반드시 들어주길 바라며/ 누구도 필요 없다고 외치는”(‘공통점’) 안타까운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는다. 언제나 “정확하게 혼자”(‘다른 차원에서 만나요’)라는 사실에 누군가 절망하고 있을 때, 그 절망은 혼자일 리 없다며 마지막까지 믿은 자의 것임을 일러준다.
“매일 빠짐없이 햇볕 쬐기/ 근면하고 성실하기/ 버스에 승차할 땐 기사님께 인사를 하고/ 걸을 땐 벨을 누르지 않아도 열리는 마음이 되며//도무지 인간적이지 않은 감정으로/ 인간을 위할 줄도 아는 것/ 혹은// 자기희생/ 거기까지 가닿을 순 없더라도…”
위 시 ‘중심 잡기’는 시집의 제목인 ‘햇볕 쬐기’를 떠올리게 한다. 나희덕 시인은 해설에서 “‘햇볕 쬐기’ 또는 ‘햇볕 되기’는 “언 땅 위를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골몰”하다가 발견한 ‘중심 잡기’의 방식”이라고 평한다. 시집 전체의 분위기를 ‘내향적 산책자의 수화’라고 정의한 것에 절로 수긍이 간다.
시인은 신춘문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동인 문우들의 도움이 컸다. 광주에서 ‘공통점’이라는 문학 동인 활동을 했다. “신춘문예를 준비하고 또 시집을 엮는 동안 문우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었다”는 말에서 서로 ‘햇볕 되기’를 추구했던 문청들의 따스한 마음이 읽힌다.
“한창 열심히 활동할 때는 일주일마다 창작시를 가져와 몇 시간에 걸쳐 합평하고 책 얘기를 나눴지요. 학교(조선대 문창과)에서 합평 수업을 할 때면 지나치게 날 선 비판으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말고 서로의 작품을 존중하고 배려하자’는 암묵적인 규칙을 정했어요.”
2016년부터 시작한 공통점은 벌써 6년이 넘게 별 탈 없이 함께해오고 있다. 이들은 몇 년 전부터는 독립출판과 문학예술 프로젝트 기획도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연구생에 선정돼 다음 작품활동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으로 쓰게 될 작품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으로 쓰고 싶다”고 한다. 무엇보다 동인들과 함께 추구하는 ‘같은 통점이 되는’ 문학을 할 계획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