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페퍼스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유연재 체육부 기자
2021년 11월 22일(월) 21:00 가가
낯설다. 광주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AI페퍼스)은 패배해도 패배하는 팀 같지 않다. 큰 점수차로 밀려도, 한 세트조차 못이기고 고전해도 AI페퍼스의 표정은 밝다. 선수들은 실수하더라도 사과를 하기보다 “다시 하자”고 서로를 다독이고, 한 점 한 점을 딸 때마다 얼싸안고 아이처럼 좋아하곤 한다.
코트뿐 아니라 웜업존에도 에너지가 넘친다. 틈만 나면 “화이팅”을 부르짖는 교체 선수들 등쌀에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이 황급히 웜업존에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지만, 젊은 선수들의 흥을 멈출 순 없다. 팀이 실점한 상황에서도 코트에 깔린 배경음악을 타고 춤을 출 정도로 흥이 넘친다.
엘리자벳, 이한비, 하혜진, 문슬기 누구를 만나 묻더라도 목표는 똑같다. “신나는 배구, 즐기는 배구를 하고 싶다”는 것. 순위 싸움, 승점 싸움만 치열했던 ‘약육강식의 세계’ 프로 스포츠에서 AI페퍼스는 이단아같은 팀이다.
백전노장 김 감독도 두 손 다 들었다. 매번 패장으로서 인터뷰실을 찾는 김 감독도 침울할 새가 없다. 그도 “분위기만은 리그 최강이다. 사실 너무 밝아서 탈이다. 실력이 있으면서 분위기가 좋아야 하는데, 지면서 밝으니까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웃할 정도.
김 감독은 “과거에는 패배한 팀은 도망치듯 라커룸으로 사라지곤 했다”고 회상했다. 반면 AI페퍼스는 지더라도 활기를 잃지 않고, 웃는 얼굴로 팬들을 만나고 기꺼이 사인을 해준다. 김 감독은 “오히려 선수들이 감독을 위로해 준다. 젊은 선수들이 감독보다 훨씬 낫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최근 AI페퍼스 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관중석 총 개방 좌석의 90%가 채워지고 경기가 끝난 뒤엔 수백명 팬들이 구단 버스를 둘러싸고 선수들을 배웅한다. 팬들의 분위기는 ‘승리한 팀’보다 더 뜨겁다.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도 벌써 구독자 5000여명을 돌파했으며, 원정 경기에서 이현과 이한비, 하혜진을 응원하는 피켓이 등장하는 등 ‘원정 직관’을 하는 팬도 생겼다. 최근 ‘김연경을 페퍼스로 데려와야 한다’는 팬들도 등장했다.
창단 2개월밖에 안 된 팀이 빠르게 팬덤을 끌어모은 비결은 뭘까. 명백한 약팀이 악조건을 딛고 역전의 한 방을 날릴 때 짜릿함을 느끼는, 이른바 ‘언더독 효과’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기존 6개 팀에선 볼 수 없던 긍정의 에너지, 생기 넘치는 플레이와 표정이 팬들의 마음과 교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페퍼스는 누가 봐도 뻔한 전력임에도 투혼을 발휘해 1라운드에서부터 차례로 1세트, 1승점, 1승을 올리며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 배구팬들은 ‘이러다가 대형 사고 칠 지 모른다’는 기대감마저 갖게 됐다. 하지만 애초 1승조차 힘든 팀으로 분류됐던 마당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대도 뭐 어떠랴.
광주 배구팬들은 AI페퍼스가 패배에 위축되지 않고 ‘신나는 배구’를 계속하길 바란다. 패기와 활기 가득한 막내의 신나는 반란에 매료된 팬들은 언제든 환호할 준비가 돼 있다.
/yjyou@kwangju.co.kr
엘리자벳, 이한비, 하혜진, 문슬기 누구를 만나 묻더라도 목표는 똑같다. “신나는 배구, 즐기는 배구를 하고 싶다”는 것. 순위 싸움, 승점 싸움만 치열했던 ‘약육강식의 세계’ 프로 스포츠에서 AI페퍼스는 이단아같은 팀이다.
최근 AI페퍼스 팬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홈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관중석 총 개방 좌석의 90%가 채워지고 경기가 끝난 뒤엔 수백명 팬들이 구단 버스를 둘러싸고 선수들을 배웅한다. 팬들의 분위기는 ‘승리한 팀’보다 더 뜨겁다.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도 벌써 구독자 5000여명을 돌파했으며, 원정 경기에서 이현과 이한비, 하혜진을 응원하는 피켓이 등장하는 등 ‘원정 직관’을 하는 팬도 생겼다. 최근 ‘김연경을 페퍼스로 데려와야 한다’는 팬들도 등장했다.
창단 2개월밖에 안 된 팀이 빠르게 팬덤을 끌어모은 비결은 뭘까. 명백한 약팀이 악조건을 딛고 역전의 한 방을 날릴 때 짜릿함을 느끼는, 이른바 ‘언더독 효과’를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기존 6개 팀에선 볼 수 없던 긍정의 에너지, 생기 넘치는 플레이와 표정이 팬들의 마음과 교감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페퍼스는 누가 봐도 뻔한 전력임에도 투혼을 발휘해 1라운드에서부터 차례로 1세트, 1승점, 1승을 올리며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 배구팬들은 ‘이러다가 대형 사고 칠 지 모른다’는 기대감마저 갖게 됐다. 하지만 애초 1승조차 힘든 팀으로 분류됐던 마당에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대도 뭐 어떠랴.
광주 배구팬들은 AI페퍼스가 패배에 위축되지 않고 ‘신나는 배구’를 계속하길 바란다. 패기와 활기 가득한 막내의 신나는 반란에 매료된 팬들은 언제든 환호할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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