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순정이다’ 목판화가 박홍규 전, 6월 30일까지 오월미술관
2021년 06월 21일(월) 04:20 가가
강렬하고 격정적인 ‘칼맛’은 목판화가가 갖고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역사적 사실이나 인물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하면 그 비장미나 근엄함이 무게감을 더한다. 한데, 오월미술관(광주시 동구 문화전당로 29-1 2층) 에서 만난 목판화가 박홍규 작가의 작품에선 비장함과 더불어 낙천적인 기운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 그가 다룬 주제가 ‘동학농민혁명’이라는 걸 감안하면 더욱 더.
박홍규 초대전 ‘혁명은 순정이다’전이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장흥에 머물며 40점 규모로 동학농민혁명 판화 연작을 제작 중인 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동학 연작 일부와 님 웨일즈 ‘아리랑’으로 알려진 혁명가 김산, 광주 출신 작곡가 정율성을 담은 판화와 채색화 2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후천개벽도’에 등장하는 농부, 백정, 과부 기녀, 아이 등의 ‘환한 미소’는 새롭게 열린, 민초들이 주인되는 대동세상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는 듯해 애잔하다. ‘고십마을 탕건바위 갑오년 14영웅도’ 역시 삶의 긍정적 기운이 엿보이는 인물들의 표정이 눈길을 끈다.
가장 인상적인 ‘동백꽃 대님’은 사랑하는 이의 머리 없는 시신을 등에 업고 달빛 아래를 지나는 여인의 무심한 얼굴과 주검의 발목에 묶인 붉은 대님이 새겨진 작품이다. 전투에 나간 이들이 죽더라도 버선 대님으로 그 신원을 알기 위해 남편의, 아들의 발에 대님을 묶어주었는데, 장흥 석대들 전투 후 거둬들인 버선 대님이 몇가마니였다는 이야기를 마을 촌로들에게 듣고 작가가 새긴 작품이다.
그밖에 100년 동안 묻혀있다 세상에 알려진 대둔산 전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과 생과 사를 넘나드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뜨거운 동지애를 느낄 수 있는 ‘예양강’, ‘나는 다른 말이 없다. 나를 죽일진대 종로네거리에서 목을 베어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피를 뿌려 주는 것이 옳거늘 어찌 컴컴한 적굴 속에서 암연히 죽이느냐’는 글과 함께 새겨진 ‘전녹두’의 얼굴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전북 부안 출신으로 홍익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박 작가는 농부가 되고 싶어 화가가 되는 대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민운동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레 ‘그림’으로 발언하기 시작했고, 이후 동학운동을 소재로 한 작업들을 진행중이다.
24일 오후 2시~6시 전시장에서는 작가와의 대화도 열린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후천개벽도’에 등장하는 농부, 백정, 과부 기녀, 아이 등의 ‘환한 미소’는 새롭게 열린, 민초들이 주인되는 대동세상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는 듯해 애잔하다. ‘고십마을 탕건바위 갑오년 14영웅도’ 역시 삶의 긍정적 기운이 엿보이는 인물들의 표정이 눈길을 끈다.
전북 부안 출신으로 홍익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박 작가는 농부가 되고 싶어 화가가 되는 대신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농민운동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레 ‘그림’으로 발언하기 시작했고, 이후 동학운동을 소재로 한 작업들을 진행중이다.
24일 오후 2시~6시 전시장에서는 작가와의 대화도 열린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