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SRF 뒤늦은 해법찾기 나선 정치권
2021년 06월 20일(일) 20:20
발전소 연료 안전문제 놓고 시-난방공사 갈등 격화
공은 항소심 재판부에…민주, 부랴부랴 대책 마련 분주

나주 SRF(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광주일보 DB>

광주전남공동 혁신도시(나주 혁신도시)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는 법원 1심 판결을 근거로 준공 후 3년여 멈춰섰던 SRF 발전소 가동에 들어갔으나, 나주시 측은 항소를 제기하는 등 SRF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며 연일 가동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양측 갈등이 격화되자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일 나주시 등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지난달 26일 오전 전격적으로 SRF 발전소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4월 15일 법원이 SRF 발전소 가동과 관련해 운영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 측 손을 들어준 지 40여 일 만이다.

이 시설은 광주 등지에서 나온 가연성폐기물을 잘게 부숴 만든 SRF를 태워 열과 전기를 생산, 혁신도시에 공급한다. 지난 2017년 12월 준공 직후 정상 가동에 들어가야 했지만, 주민 반대로 멈춰섰다. SRF 발전소 가동 직후 강인규 나주시장과 공무원, 주민 등 20여 명은 발전소로 달려와 가동 중단을 요구했지만, 난방공사 측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나주시는 이후 법원에 항소를 제기하는 한편 발전소 연료인 SRF의 안전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강 시장이 지난 15일 직접 SRF 3만4000여t이 쌓인 장성군 복합물류 터미널 현장을 긴급 방문, “SRF 더미에서 썩은 악취와 더불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시커먼 침출수가 흘러나오고 있어 참담하다”며 연료 안전성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난방공사는 폐기물 수준의 SRF를 지난 3년간 품질검사 한 번 받지 않고 (나주 SRF 발전소에서) 소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난방공사 측은 “SRF는 이미 품질검사를 완료한 연료”라며 “나주시가 법원 판단마저 무시하고 부당하게 인허가를 지연함에 따라 장성 야적장에 4년째 보관하면서 40억원이라는 비용까지 떠안고 있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난방공사가 “강 시장이 SRF 보관장소를 무단침입했다”며 형사 고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SRF 발전소 가동을 둘러싼 나주시, 난방공사 측 갈등이 격화되자 민주당도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은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성환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해 나주시, 전남도, 한국지역난방공사,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특별위원회 SRF 문제 해결 2차 당정 협의’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신 의원 등은 “문제의 본질은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설계된 SRF 정책에 있다”며 “정부는 책임 있는 자세로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나주시와 지역난방공사 등은 긍정적인 자세로 실현 가능한 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1심 판결에 따라 난방공사가 SRF 발전소가 가동에 들어간데다,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이해당사자들이 현실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나주=손영철 기자 ycs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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