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전시공간을 찾아서] 한국 샤머니즘 치유 담은 ‘카트’ 여성작가들 ‘행동하는 모계문화’
2021년 04월 08일(목) 00:00
<1> 비엔날레 전시관
다섯개 전시실…1전시장 무료관람
민정기 신작·이상호·조현택 작가 전시
전통공예기법 파시타 아바드 작품 눈길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주 전시장인 광주시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에서는 샤머니즘 등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오는 5월9일까지 열리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는 주제전과 광주정신을 탐색한 ‘GB커미션’,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전 ‘메이투데이’, 국내외 미술관을 연결하는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함께 만나는 행사다.

40여개국 69작가(팀)가 참여해 40점의 커미션 신작 등 모두 450여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행사의 전시 공간은 광주시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 국립광주박물관, 광주극장,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등 광주 곳곳에 흩어져 있다. 각각의 전시장에 들렀을 때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문화 행사들을 소개해, 풍성한 즐길거리를 전한다. 각 전시장을 잇는 셔틀버스도 운영하니 잘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광주시 북구 용봉동 비엔날레전시관은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Minds Rising, Spirits Tuning)’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올 행사의 메인 전시장이다.

비엔날레 본전시관은 무엇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시 공간 구성이 흥미롭다. 나타샤 진발라 등 공동예술감독은 ‘지속가능한 전시’를 지향하며 가벽을 최소화하고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등 색다른 전시 공간 구성을 언급했고, 베디오고 파사리뇨가 제안한 전시실은 직물과 커튼을 활용하는 등 색다른 디자인으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모두 다섯개의 전시실에서는 ‘산, 들, 강과의 동류의식’, ‘돌연변이에 관해’ 등 각각의 소주제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습과 고정 관념을 깨고 억압된 역사, 페미니즘, 샤머니즘 등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을 다룬 작품들과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각국의 상황을 담은 작품, 성소수자, 이민자 등 소외된 이들의 발언에도 주목했다.

티켓 구매 없이 무료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1전시장은 이후 2~5전시장으로 이어지는 작품의 ‘프리뷰’ 역할을 하며 관람객들의 흥미를 돋운다. 북유럽 원주민 사미족 출신인 오우티 피에스키의 ‘함께 떠오르기’와 2 전시실에서도 만나는 ‘여성 선조의 긍지의 모자’는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사라져가는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인상적이다.

김상돈 작가는 한국의 샤머니즘, 과잉 소비, 현대 정치 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작품 ‘카트’를 선보이고 있으며 진도 다시래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행렬’은 현대 자본주의에서 새롭게 해석되는 애도와 위기 극복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국내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민정기 작가의 신작 ‘무등산 가단문학정자도’와 문경원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1전시장에서 2전시장으로 올라가는 통로에는 광주에서 활동하는 조현택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주변 이웃과 공동체의 변화된 모습을 포착해온 그는 전국의 석상(石像) 시장을 촬영한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2전시장에 들어서면 만나게 되는 필리핀 출신 작가로 마르코스 대통령 시절부터 대항의 목소리를 내온 페미니스트 작가 파시타 아바드의 작품은 한국의 수묵화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전통 공예기법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3전시장에서 만나는 광주 작가 이상호는 1980년 광주를 직접 겪었고, 이후 예술가중 최초로 국가 보안법으로 구속되는 등 사회적 발언을 놓지 않은 예술가다. 그는 불화를 차용한 ‘권력해부도’ ‘통일염원도’ 등을 통해 친미정책을 비판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만다라 형상을 한 누빔 의상 작품을 선보인 안젤로 플레사스는 광주에 체류하며 직접 누비공장을 방문했고 무당 도담과 협업해 샤머니즘을 통한 치유의 의미를 이야기하는 작품 ‘누스페릭 소사이어티’도 함께 전시했다.

4전시장에서는 조개껍질과 헬멧, 휴대폰을 활용한 에모 데 메데이로스의 작품 ‘하이퍼 리시버’와 무용가이자 안무가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해온 세실리아 벵골리아의 대형 영상 작품 ‘댄스홀 날씨, 트립틱’ 속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몸짓의 춤과 심해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마지막 5전시장에는 ‘행동하는 모계문화’를 주제로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세실리아 비쿠냐 작가가 직접 제주를 찾아 해녀들의 ‘숨비소리’를 녹음하고 그들의 쉼터를 형상화한 작품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음성안내 오디오 서비스 ‘큐피커’를 휴대폰에 내려받아 작품별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면 효과적이다. 안내 데스크에서 사용법 등을 친절히 알려준다.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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