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자 동화작가 산문집 '자식이라는 나무' 펴내
2021년 02월 23일(화) 16:08
삶과 일상에 관한 묵상은 잔잔한 여운을 주기 마련이다. 마치 고요한 수면에 작은 잎사귀가 잔물결을 일으키는 것처럼.

자연과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풍경을 잔잔한 목소리로 갈무리한 산문집은 언제 읽어도 편안하고 여운이 있다. 동일한 정서를 경험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성자 동화작가가 처음으로 펴낸 산문집 ‘자식이라는 나무’(청동거울)는 “우리가 지금껏 당연하게 받으며 살아왔던 것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준다.

작가는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저런 일들을 겪는데, 행복한 기억보다는 속상하고 억울한 일들이 오래도록 가슴 한구석에 멍울로 남는다고 본다. 상처의 대부분은 관계에서 비롯되는데,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속삭인다.

“우리가 사는 집 안의 벽을 도배하듯 내 자신의 마음 벽도 스스로 깔끔하게 도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름답고 진솔한 색깔과 무늬를 담아 가슴속 천장도 벽도 새로 도배를 하고 나면, 원망이 켜켜이 쌓였던 상대방도 어쩌면 마음이 누그러지지 않을까?”

책에는 53편의 글이 실려 있다. 가족과 사회, 자연의 의미를 되새기고 깨닫는 내용과 사색은 수필이 주는 묘미다. 특히 표제작 ‘자식이라는 나무’는 저자의 삶에 대한 태도와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식에 대한 걱정과 안타까움은 누구나 부모로서 갖는 근심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편 이 작가는 산문집 외에도 창작집 ‘꽃길도 걷고 꼬부랑길도 걷고’(해솔)를 펴냈다. 다양한 이름의 길을 인생의 길에 비유해 동시와 동화로 풀어냈다.

영광 출신 이 작가는 명지대 문예창작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동시집 ‘엉덩이에 뿔났다’, ‘입안이 근질근질’등과 동화집 ‘펭귄 날다!’, ‘손가락 체온계’ 등을 펴냈고 이성자문예창작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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