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영 문화전당장 직무대리 품위 없는 발언 논란
2021년 01월 08일(금) 00:00
‘ACC 인문강좌’서 황석영 작가에 “난 요새 소설 안 읽어” 말실수
“황 작가 심하게 화내”…박 전당장 “사과했지만 오해된 부분 있다”
언행에 각별히 신중해야 할 국가 문화기관의 장이 초청 문화계 인사에게 품위 없는 말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지난해 10월 28일 오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개최한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ACC 인문강좌’에서 박태영 전당장 직무대리가 초청 강사인 황석영 작가에게 한 말실수가 뒤늦게 파문을 낳고 있다.

특히 황 작가는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80년대 초반 광주에서 동료들과 함께 만들 만큼, 지역과는 떼래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ACC에 따르면, 당일 박 전당장 직무대리는 황 작가와의 강연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장편소설 ‘철도원 삼대’를 보고는 “어휴 두껍네, 이렇게 두꺼운 걸. 난 요새 소설 안 읽어”라고 발언을 했다는 것. 이에 팔순 가까이 이른 노(老)작가는 자신이 평생을 바쳐 일궈온 문학에 대한 폄하로 받아들였던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황 작가는 7일 전화통화에서 “당시 ‘난 요새 소설 안 읽어’라는 박 전당장의 말을 면전에서 듣고 원로로서 실망을 한 나머지 야단을 쳤다”며 “그런 발언은 문화기관의 장이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함께 자리에 동석한 아시아문화원 안재연 교육컨텐츠 개발 팀장은 “황 작가님이 행사 당일 화를 내신 건 맞다”면서도 “강연이 끝나고는 선생님께서도 ‘나도 심하게 화를 낸 부분이 있다. 전당장에게도 내 뜻을 전해 달라’고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안 팀장은 “혹여 황 작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당장도 “그날 사과를 했지만 조금 오해가 된 부분이 있다”며 “의도치 않게 그런 상황이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아카이브 강연 자료는 박 전당장의 언행 등 부적절한 행태에 대한 황 작가의 지적 부분이 삭제된 상태로 ACC채널에 올려져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문화전당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 개정안 통과 여부에 따라 향후 국가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 놓여 있다. 장기간의 전당장 직무대행 체제를 비롯해 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의 기능 및 업무 중복으로 인해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전당장의 말실수는 단순히 품위를 넘어 문화에 대한 인식과 문화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황 작가는 지난 78년 ‘장길산’을 집필하기 위해 해남에 잠시 머물렀다. 이후 광주 양림동에서 거주했다가 81년 다시 운암동으로 이사를 했다. 당시 집터는 지금의 문예회관이 들어선 자리로, 이곳에서 광주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만들어졌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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