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까지 만들었지만 …속수무책 보이스피싱
“저금리 대출 받으려면 대출금 상환하라” 은행직원 사칭 등
광주 서민 피해 속출…하룻새 5건·피해금액만 6900만원
경찰은 숨기기 급급…검거 실적도 전년보다 14%나 줄어
2020년 05월 22일(금) 00:00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기 침체에 모아둔 재산을 잃는 서민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이 ‘전화금융사기 테스크포스’를 만들고 전단지, 홍보포스터, 홍보영상 송출 등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있다”는데도 피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유사 사례의 신속한 전파·홍보를 통한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범죄 발생 사실’을 숨기는데만 급급하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9일 하룻동안 광주에서만 5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 5명의 피해자가 6900여만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에게 빼앗겼다.

북구에 사는 40대는 19일 오전 11시20분께 “저금리로 대출을 받으려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말에 속아 은행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직접 만나 현금 1350만원을 건네줬고 다음날 오전 11시께 “나머지 50%를 모두 상환해야 대출이 가능하다”며 찾아온 범인에게 현금 1350만원을 범인에게 건넸다.

서구에서는 50대가 19일 오후 1시께 동일한 수법으로 2450만원을 뜯겼고 광산구 20대 여성도 오후 3시께 600만원을 넘겼다. 북구에 사는 30대는 19일 오후 6시 55분께 같은 수법으로 현금 980만원을 건네줬다.

남구에서는 30대 남성이 19일 오후 3시20분께, 20일 오후 2시20분께 각각 600만원 씩 두 차례에 걸쳐 총 1200만원을 송금했다가 피해를 봤다.

이들은 모두 다음날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해 수사가 진행중이다.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254건으로 전년(135건)에 견줘 88%나 늘어났다. 피해액도 지난해 37억2000만원 보다 23% 가 증가한 45억 8000만원에 달했다.

반면, 검거 실적은 전년만 못하다. 올 들어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 검거 건수는 254건으로 전년도(296건)보다 14% 낮아졌고 검거 인원도 322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498명)에 비해 35%나 적은 수준이다.

범죄는 날로 늘어나고 피해도 커지는데 범인 검거는 예전만 못하다는 해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광주지방경찰청이 지난달부터 ‘특별대응팀’을 꾸리고 수차례 대응 회의를 개최하는 등 근절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나올만하다.

경찰은 홍보 영상 및 전단지(5만장), 포스터(1500장) 등을 제작해 463개 아파트단지, 원룸(220개), 상가(363개) 등을 나눠주는가 하면, 소상공인연합회(11만5000명), 버스정보시스템(64개), 아파트(3만7000여세대) 엘리베이터 내부 모니터 등에 홍보영상을 내보내 피해 예방에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홍보 콘텐츠도 전파하고 경찰 전 직원을 메신저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하지만 하루에만 5건이 넘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이틀이 지나도록 유사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관련 범죄 피해에 대한 전파·주의를 당부하는 문자·홍보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발생 사실을 숨기는데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근절을 위한 다각적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모든 역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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