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SRF(고형폐기물) 갈등 심각하지만 순천은 폐기물 처리시설 유치경쟁 뜨겁다
2019년 08월 08일(목) 04:50
4~5곳 공모 관심…300억 인센티브 지역발전 기회로
나주 고형폐기물(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논란이 지역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순천시가 추진중인 폐기물 처리시설 공모에 4~5개 마을이 유치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혐오시설은 안된다는 ‘님비 현상’(NIMBY·내 뒤 마당에는 안된다)이 일반화 된 상황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7일 순천시에 따르면 신규 폐기물 처리시설 후보지 공모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입지 후보지 마감(9월 2일)이 20여일 남은 현재 향동 A지역, 서면 B지역, 별량 C지역, 월등 D지역 등이 마을주민과 토지소유자를 중심으로 유치 신청을 준비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는 님비 현상으로 인해 입지 후보지가 없거나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혐오시설이라고 할지라도 각종 혜택과 인세티브 등을 받고 유치하면 지역발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순천시는 지난 달 5일부터 ‘소각, 매립, 재활용선별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계획 결정’을 위한 후보지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청 조건으로는 10인 이내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신청지 300m이내 세대주 80% 이상, 토지소유자의 80%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여기에 최단기간에 건설이 가능한 지역이어야 하고, 주거지와 격리정도를 고려해 환경영향을 최소화 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있다.

상수원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군사시설 보호지역 등 토지이용에도 제한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역 4~5개 마을이 유치 경쟁에 뛰어 든 것은 폐기물 처리시설 입지에 따른 각종 지원책이 인식전환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순천시는 입지 지역에 주민지원기금으로 출연금 50억원을 포함해 폐기물 반입 수수료 10%를 지원하고 주민 우선 채용, 편익시설 설치, 지역개발 사업비 40억원, 마을숙원 사업비, 주민 유급 감시요원 위촉 등 300억원 내외의 기금 지원을 통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순천시의 적극적인 홍보도 유치 경쟁에 한 몫했다.

시는 지난 5월 소각시설의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통장, 부녀회, 주민자치위원 등과 10년 이상 소각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충남 아산, 경기 광명의 소각시설을 견학했다.

또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각종 지역회의에 참석, 최소한의 잔재물만 매립하는 정책과 최첨단 시설 건립에 대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설명해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입지에 뒤따르는 각종 지원대책을 충분히 알리고, 시설이 들어서면 인근 땅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토지소유자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한 점이 인식의 전환을 갖게 했다는 것이 순천시의 설명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최종 입지선정과 건립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므로 앞으로도 행정의 신뢰성 확보와 완벽한 시설 설치,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순천=김은종 기자 e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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