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의종, 사치·방탕으로 당 왕조 멸망 촉진
2019년 05월 14일(화) 00:00

<초당대총장>

의종(懿宗. 833~873)은 당나라 17대 황제다. 사치하고 방탕한 생활로 당 왕조의 멸망을 촉진했다.

아명은 이온으로, 선종의 장남으로 833년 11월 태어났다. 회창 6년(846) 10월 운왕에 봉해졌다. 생모는 조씨로 선종이 가장 총애한 비였다. 선종이 단약의 후유증으로 659년 8월 급서했다. 군권을 장악한 환관 왕종실은 운왕을 궁으로 맞아들여 이최로 개명하고 황제로 즉위토록 하였다. 환관들이 재상들에게 즉위 관련 문서에 서명을 요구하자 재상 하우지가 나서 지난 수십년간 황제의 즉위 문제에 재상들이 참여한 전례가 없다며 제일 먼저 문서에 서명을 했다고 한다. 환관이 있는 북사(北司)가 조정 대사를 결정한다는 감로지변 이후의 전례가 재삼 확인되었다.

의종이 환관의 선택을 받은 것은 무능하고 정사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듯이 유흥에 깊이 빠져들었다. 매일 소연회가 열렸고 3일마다 대연회, 매달 십여차례 대규모 주연이 개최되었다. 궁중에는 500여명의 악공이 있었다고 한다. 수시로 장안 교외의 행궁(行宮)에 행차해 오락과 유흥을 즐겼다. 곡강, 곤명, 파산, 함양 등에 놀러 행차하고 싶으면 즉시 갔고 유사는 항상 음악, 음식, 천막을 갖추고 있었으며 여러 친왕들은 말을 세워놓고서 모시고 따라가는 것에 대비했다. 행차할 때마다 안팎의 여러 관사에서 뒤따르는 사람이 10여만 명이었으니 비용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좌습유 유태는 유흥을 줄이고 정사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건의했지만 허사였다.

의종은 재임기간 21명을 재상에 발탁했지만 범용한 인물뿐이었다. 두종은 통전을 쓴 두우의 아들로 명철보신에만 신경을 썼다. 노암은 36세에 재상에 오른 연부역강한 신하였지만 전횡을 일삼았다. 위보형은 의종의 사위로 노암과 함께 많은 부정을 저질렀다. 의종과 총애하는 곽숙비 사이에 태어난 동창공주를 아내로 맞이했는데 의종은 거대한 저택과 함께 500만 민을 지참금으로 주었다. 그러나 2년만에 공주가 요절하자 의종은 2명의 어의를 처형했다. 300여명의 어의 가족을 연좌죄로 엮어 벌을 주려하자 경조윤 온장이 이를 간하였다. 다음날 진주사마로 좌천되었다. “살아서는 때를 만나지 못했는데 죽는다 한들 뭐가 아쉬우냐”라는 말을 남기고 자결했다.

민생이 크게 어지러워지자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즉위하던 해 절동지역에서 구보가 농민반란을 주도했다. 스스로를 ‘천하도지병마사’로 칭하고 연호를 나평으로 개원했다. 왕식을 절동관찰사로 임명해 진압에 나섰다. 왕식은 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을 구휼해 민심 이완을 차단했다.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포위작전을 감행해 구보를 체포해 장안으로 압송, 처형했다. 868년에는 장쑤성에서 번진 출신의 방훈이 난을 일으켰다. 1년여만에 난이 진압되었지만 조정의 무능력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무종의 회창 폐불로 존폐 위기에 처한 불교는 선종의 복불령(復佛令)에 힘입어 점차 세를 회복했다. 선종 이후 불교사원이 다시 건립되기 시작했다. 의종은 유달리 불교에 깊이 빠져들었다. 사원 조성과 불상 건립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의종은 불교에서 자신의 안식처를 찾으려 했다. 대규모 법회가 빈번히 열리고 불경이 다수 간행되었다. 873년 3월 황제가 칙사를 파견해 법문사에 가서 부처의 사리를 맞이하게 하니 많은 신하들이 간언하였다. ‘헌종은 사리를 맞이하고서 얼마 안있다가 붕어했다’고 말하였다. 의종은 “짐이 살아서 이것을 본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말하였다. 절까지 300리 사이의 도로에 거마(車馬)가 밤낮으로 끊이지 않았다. 4월 사리가 경사에 이르자 금군의 군사들로 의장하고 음악을 연주하며 인도하였다. 부자들이 비단으로 건물을 장식했다. 사리를 영접해 궁궐로 들여오고 사흘만에 꺼내어 안국숭화사에 안치하였다. 재상 이하 모든 사람들이 다투어 시주하였다. 많은 죄수들을 감형하였다. 동년 6월 갑자기 병에 걸려 위중해졌다. 873년 7월 41세로 함녕전에서 붕어했다. 실세 환관 전령자는 12세 이엄을 황제로 즉위시키니 희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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