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처리업체 점거에 시장판 된 광주 남구청사
캠코가 임대 내준 광주메가몰 1·2층 매장에서 마구잡이 행사
불법 현수막·스피커 소음 난무…“해도 너무한다” 민원 쏟아져
주민 불편·구청 이미지실추 속 캠코측 별다른 대책 마련 안해
2019년 03월 22일(금) 00:00

23일 광주시 남구청사 내 메가아울렛에서 이른바 땡처리업체들이 우후죽순 입점해 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광주 남구청사 건물이 땡처리 매장으로 변하면서 구민들의 불편은 물론 구청의 권위마저 실추되고 있다.

광주시 남구에 사는 직장인 문정인(48)씨는 21일 민원접수를 위해 남구청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문씨는 “청사 1층이 땡처리 업체들의 점거로 시장판이 됐다”면서 “청사 1층에 있어야 할 민원실은 온데 간데 없고, 재고 의류와 이불, 신발 등을 파는 매장이 왜 들어섰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땡처리 업체들은 최근 TV와 전단지 등을 통해 ‘남구의 얼굴’인 청사를 배경으로 한 대대적인 광고를 하고 있어 남구의 이미지 실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 찾은 남구청사 입구에는 스피커가 설치돼 소음을 유발하고 있었다. 이달 들어 청사 내 땡처리 의류매장이 하루 평균 2~3건의 현수막 설치 등 불법 광고와 소음을 유발한다는 민원이 잇따르면서 행정력 낭비도 심각하다.

불법 광고물의 경우 4명의 직원이 수시로 수거하고 소음 문제도 민원이 들어올 경우 청사관리팀이 나가 정문 앞에 설치된 스피커 볼륨을 낮추고 있다는 게 남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남구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청사 1층 임대권한을 지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측에 땡처리 업체와의 계약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 우려 등 문제 해결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다.

남구 관계자는 “땡처리업체들이 구청 1층에 스피커까지 동원해 행사 홍보를 하다 보니, 구청을 찾은 민원인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현재로선 캠코에서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한 해결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 남구청사 지하1층~지상 4층까지 임대권을 갖고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수익을 이유로 땡처리 업체까지 끌어들인 것을 놓고 구민들 사이에선 ‘공기업이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폐점정리를 알리는 대형 광고 현수막이 걸린 남구청 입구.
캠코는 지난 2011년 남구로부터 청사 전체를 리모델링을 해주는 조건으로 지하 1층~지상 4층의 임대권(2035년 까지)을 건네 받았다.

21일 광주시 남구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광주시 남구 주월동 남구청사 1~2층에서 땡처리 의류판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땡처리 의류판매장은 이달 말까지 운영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캠코가 지난 2017년 광주메가몰과 ‘지하1층~지상 3층’에 대한 임대차(9년) 계약을 맺으면서 생겼다. 광주메가홀이 수익을 위해 이달 한달 동안 지상 1·2층에서 땡처리업체 행사를 진행하며서 각종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남구는 캠코에 땡처리 업체 계약에 따른 관공서 이미지 실추, 각종민원 발생 등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나 캠코는 땡처리업체와 계약을 한 광주메가몰과의 연락과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확한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원인 조모(55·광주시 남구 봉선동)씨는 “구청 한 가운데서 시장통에서나 하는 행사를 하는 곳은 아마 전국에서도 남구청밖에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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