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고 야구부가 일본 후쿠오카에서 ‘명성 회복’을 목표로 2018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일고는 지난달 14일 일본행 비행길에 올랐다. 후쿠오카현 이토시마시로 날아간 이들은 이곳에 캠프를 차리고 올 시즌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서울·수도권 지역 아마추어팀들의 해외 전지훈련은 흔한 일이지만, 광주지역의 야구부가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용적인 부분들 여러 가지 면에서 해외 훈련을 계획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겨울 칼바람을 피하기 위해 고흥, 부산 등을 찾아 훈련을 했던 광주일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후쿠오카를 시즌 준비를 위한 무대로 삼았다.

나훈 광주시야구협회장의 ‘남다른 인맥’이 큰 힘이 됐다. 현의송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일본 오야마 농협의 야하다 조합장의 노력으로 야구광으로 소문난 일본 료-유빵 회사의 슌사쿠 기타무라 회장과 연이 닿으면서 광주일고가 후쿠오카로 건너가게 된 것이다.

기타무라 회장은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했던 야구인 출신으로 실업팀과 유소년 야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키타무라 회장이 광주일고의 부탁에 흔쾌히 자신이 운영하는 이토시마시 야구장을 전지훈련지로 내어주면서 이번 전지훈련이 성사됐다.

야구장에는 실내 연습장과 야간 조명 시설은 물론 선수단이 머무를 수 있는 숙소까지 갖춰져 있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면서, 광주일고 선수들은 실업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일본의 ‘형님’들을 제압할 정도로 기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여기에 기타무라 회장이 선수들의 아침·점심을 위해 김밥과 회사에서 만든 빵과 샌드위치, 도시락 등을 제공하면서 광주일고 학부모 등의 걱정까지 덜어주었다.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성영재 감독은 “야구장 시설이 잘 되어있고, 숙소와 야구장이 함께 위치해서 이동시간도 없다”며 “오전, 오후 훈련은 물론 야간 훈련까지 선수들이 원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연습할 수 있다”며 첫 해외 전지훈련에 대한 만족감을 보였다.

또 “야구는 팀워크가 중요한데 이번 훈련을 통해서 개인보다 팀을 생각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숙소 생활을 하다 보니 서로 어울리고 배려하면서 자기들끼리 뭉치는 모습이다. 팀워크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전통의 강호’라는 명성에 어울릴 시즌 준비도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 성 감독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기본’이다.

성 감독은 “기본기와 수비 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마추어 야구에서 수비는 결과를 바꾸는 결정적인 부분이다. 지난 시즌에도 수비 때문에 흔들린 경기가 많았다. 공격을 잘하면 점수를 낼 수 있지만, 수비를 못하면 경기를 지게 된다”며 “선수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잘 따라와 주고 있다. 학생 야구인 만큼 기본적인 플레이와 예의에도 집중하고 있다. 성적은 그다음이다. 이 부분에 집중해서 팀을 만들다 보면 성적도 저절로 따라오게 될 것이다. 남은 기간 팀을 잘 만들고 돌아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광주일고는 오는 14일 첫 해외 전지훈련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후쿠오카=글·사진 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