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의 ‘작심 스매싱’ 체육계 흔들다
2024년 08월 06일(화) 20:05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 배드민턴협회 향해 ‘분노’ 표출
문체부 “올림픽 후 경위 파악”…체육계 변화 가져올지 주목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시합을 하던 중 주저앉아 힘들어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협회는 모든 걸 다 막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배트민턴 세계 1위 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제압하고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올림픽 무대까지 평정하면서 셔틀콕 여왕으로 대관식을 치른 이날, 안세영은 국내는 물론 해외 스포츠팬들에게도 화제의 인물이 됐다.

하지만 그의 금메달이 아니라 ‘작심 발언’에 시선이 집중됐다.

안세영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참석한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표팀을 향한 날 선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릎 부상으로 고전했던 그는 부상 이후 재활 과정과 부상을 안고도 올림픽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국제 대회에 나서야 했던 심경 등을 밝히면서 ‘분노’를 표출했다.

안세영은 “대표팀이랑은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언급하면서 파장은 커졌다.

이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다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 드리고 싶었다.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기 바란다”며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 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는 글을 올리면서 은퇴 해석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금메달리스트가 최고의 순간 빛나는 주인공이 되기를 포기하고 묵직한 이야기를 쏟아내자 인터넷상에 협회를 향한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도 논란이 커지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6일 “ 안세영 선수는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선수 부상관리, 선수 육성 및 훈련방식, 협회의 의사결정 체계, 대회출전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며 “안세영 선수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해 경위를 파악하겠다.

2024 파리올림픽이 진행 중인 만큼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개선 조치의 필요성을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배트민턴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에서도 선수 관리를 위해 개선할 점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대회 전후로 선수와 협회의 갈등은 심심치 않게 불거졌다. 대표 선수 선발 등 협회의 운영을 놓고도 전 국민의 비난을 받은 사례들도 있다.

안세영이 쏘아 올린 작은 공이 체육계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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