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출신 임애지, 빛나는 복싱 동메달
2024년 08월 05일(월) 21:05
부모·동생 등 온 가족이 체육인
악기연주 등 다재다능 팔방미인
임애지<사진>가 빛나는 동메달로 2024 파리 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했다. <관련기사 18면>

그가 새로 쓴 한국 복싱의 ‘새 역사’는 임애지의 도전 정신과 노력의 산물이었다.

임애지는 4일 프랑스 파리의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준결승에서 튀르키예의 하티세 아크바시를 상대로 2-3으로 아쉽게 판정패했다.

앞서 임애지는 지난 1일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와 맞붙은 8강전에서 승리해 준결승 진출과 동시에 동메달을 확정 지으며, 한국 여자 복싱 첫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화순중-전남기술과학고-한국체대를 거쳐 현재 화순군청에서 뛰고 있는 임애지는 지난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나선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복싱 역사를 새로 썼다.

중학교 시절 본격적으로 복싱 선수의 꿈을 꾸게 된 임애지는 어렸을 때부터 한번 마음먹은 것은 끝을 봐야 직성이 풀렸다. ‘스스로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 부모님의 영향도 컸다.

임애지를 비롯해 그의 가족 모두 열정과 도전 정신이 깃들어있는 체육인이다.

임애지의 어머니 이영애씨는 마라토너로서, 다양한 국내 및 해외 대회에서 뛰었다. 2002년부터는 마라톤 대회 기획사 ‘마라톤 세상’을 운영하며 광주일보 ‘너릿재 옛길 마라톤 대회’ 등 각종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아버지 임수근씨 역시 같은 회사에서 일하며 꾸준히 생활체육으로 수영과 검도를 해왔다. 동생 임하진은 경기도청 소속으로 뛰고 있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다.

마라톤을 뛰고 있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때부터 동생과 육상을 시작했던 임애지는 중학교 2학년 때 우연히 복싱 경기를 접하고 ‘복싱 선수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파리에서 직접 딸을 응원한 어머니 이영애 대표는 “동생 하진이는 대회가 있어서 저와 남편만 같이 응원하러 왔다. 멀리서 지켜보는데 상대들이 쟁쟁한 선수들이라 걱정이 됐다”며 “처음에 애지가 복싱을 하겠다고 했을 때 ‘하려면 끝까지 해야지 그냥 취미로 할 것 같으면 아예 처음부터 하지 말라’고 했는데 선수 한다고 더 열심히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힘든 날도 굉장히 많았을 텐데 항상 힘든 티 내지 않고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딸이다. 전날 경기가 아쉬워도 ‘끝난 거니까 잊고 다음 경기 준비해야 해’라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임애지가 ‘한국 여자 복싱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까지, 꾸준히 훈련일지를 쓰며 지난 경기를 되짚어보고 순간의 감정을 털어놓는 습관도 큰 도움이 됐다. 8강에서 승리하며 메달을 확정 지은 후에도 임애지는 다음날 새벽까지 일지를 쓰며 다음 경기를 위한 마음을 가다듬었다.

‘노력파’ 임애지는 엄청난 끈기로 복싱 외에도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다. 어렸을 때부터 해온 피아노를 비롯해 바이올린과 기타까지, 새로운 악기를 다루는 것에도 열정이 남다르다. 얼마 전에는 5톤 트럭을 몰기 위해 1종 대형면허 운전자격증도 땄다.

이영애 대표는 “애지는 저와 달리 겁이 없고 멘탈이 강한 것 같다. 다양한 걸 해보려고 하는 태도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밝고 긍정적인 태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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