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실 세트 무적의 텐·텐·텐 … 이토록 완벽한 남자들
2024년 07월 30일(화) 20:15
양궁 남자 단체전, 프랑스 5-1로 꺾고 3연패 위업
김우진, 3개 대회 연속 금·이우석 6발 모두 10점
김제덕, 벌 손에 앉아도 강심장 샷으로 10점 명중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이 태극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3인 3색’ 남자 양궁 대표팀이 ‘텐텐텐’으로 여자 대표팀에 이어 단체전 정상에 올랐다.

김우진(청주시청·32), 김제덕(예천군청·20), 이우석(코오롱·26)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30일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상대로 5-1(57-57 59-58 59-56) 승리를 거두고 대회 3연패를 차지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의 카오원차오, 리중위안, 왕옌을 상대로 5-1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 한국은 장 찰스 발라동, 토마스 시로, 밥티스테 아디스로 구성된 프랑스 팀과 금메달을 두고 치열한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1세트에서 57-57로 프랑스와 1점씩 나눠 가진 한국은 2세트에서 ‘10’의 행진을 펼쳤다.

9점으로 향한 김우진의 두 번째 화살을 제외하고 나머지 5발이 모두 10점에 꽂히면서 한국은 2세트 59점을 기록했다.

처음 두 발을 9점에 쐈던 프랑스는 이어진 4발 모두 10점을 쏘면서 58점으로 한국을 압박했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3-1로 시작된 3세트에서 프랑스가 9점 세 발, 10점 세 발을 쐈다.

한국은 9점 한 발과 10점 네 발을 쏜 상황. 우승에 8점이 필요했지만 노련한 김우진은 마지막 발을 과녁 한 가운데에 꽂으면서 한국 남자 양궁의 단체전 3연패를 확정했다.

전날 여자 대표팀이 올림픽 10연패를 명중시킨 데 이어 남자 대표팀도 금메달을 쏘면서 한국은 ‘양궁 강국’임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렸다.

‘맏형’ 김우진은 올림픽에 세 번 출전해 세번 연속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우진은 이전 두 번의 올림픽 단체전 우승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대회 3번 사수로서 든든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의 금메달을 확정하는 마지막 발에서 10점을 명중시킨 김우진은 2016 리우 올림픽,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하며 올림픽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파이팅 막내’ 김제덕은 성인이 되어 다시 선 올림픽 무대에서 또 한번 정상에 올랐다.

2016 리우올림픽 당시 김우진을 보며 꿈을 키운 초등학교 6학년 김제덕은 이번 승리로 김우진과 함께 2020 도쿄 올림픽에 이어 그의 두 번째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 올림픽 당시 김제덕은 고등학생 신분이었다.

김제덕은 도쿄에서 처음 도입된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는 안산(광주은행텐텐양궁단·23)과 호흡을 맞춰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도쿄에서 포효하는 듯한 응원으로 화제가 됐던 김제덕은 이번 대회에서도 ‘파이팅’ 기합으로 힘을 불어 넣으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제덕은 최근 IOC인터뷰를 통해서 “‘파이팅’을 크게 외치면 마음에 갖고 있던 꽉 잡는 그런 느낌이 뻥 뚫린다”고 전했다.

힘찬 응원을 외친 김제덕은 사선에서는 벌이 날아드는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 준결승 중국과의 대결 3세트에서 김제덕이 마지막 발 활 시위를 당겼을 때, 벌 한 마리가 손과 얼굴 근처를 맴돌았지만 김제덕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10점을 명중했다.

3수 끝에 이번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우석은 간절히 바라던 첫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우석은 2016 리우 올림픽 선발전에서 4위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고, 2020 도쿄 올림픽 선발전 ‘바늘 구멍’을 통과했지만 코로나19로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대회가 연기되면서 선발전이 재실시됐고, 태극마크를 다는 데 실패했다.

마침내 올림픽에 출전한 이우석은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6발 모두 10점을 명중하며 한국 대표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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