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조사 마무리…“증거 제시 못해, 왜 불렀는지…”
2023년 09월 12일(화) 19:20
‘대북 송금 의혹’ 2시간 만에 종료…檢, 빠르면 14~15일 영장 청구 전망
민주당 내 체포동의안 부결 목소리…의총서 ‘단식 중단 요구’ 전달키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친 후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제3자 뇌물혐의를 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검찰에 2차 출석, 1시간 50분의 조사를 받고 조서를 열람한 뒤 4시40분만에 검찰을 나섰다. 검찰 출석 당시 검찰이 증거를 제시하는 지 보겠다던 이재명 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역시 증거를 제시 못했다”고 주장했다.

검찰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정치권의 시선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 및 시기에 집중되고 있다. 또 이 대표의 단식 지속 여부와 구속영장 청구시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처리 문제도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1시20분께 수원지방검찰청 후문 앞에 도착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 두 번째 검찰 출석인데,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지 한 번 보겠다”며 “2년 동안 변호사비 대납, 스마트팜 대납, 방북비 대납, 주제를 바꿔가며 일개 검찰청 규모의 인력을 동원해 수 백 번 압수수색하고 조사했지만, 증거라고는 단 한 개도 찾지 못했다. 그 이유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를 아무리 불러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어보려고 해도 없는 사실이 만들어질 수 없다”며 “국민이 그리고 역사가 판단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들께서 겪고 계시는 어려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한반도의 평화 위기를 방치하지 말고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조금 더 주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며 “정권은 짧고 국민과 역사는 영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검찰청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스마트팜 대북사업 관련 공문을 읽지도 않고 결재만 했느냐. 승인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단호한 어투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소환 없이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검토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 출석 직후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이 대표의 건강 상황을 고려하여 주요 혐의에 관한 핵심적인 사실관계를 중심으로 최대한 신속히 집중 조사해 오늘 조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와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이달 국회 본회의는 18, 20, 21일로 예정됐고 25일은 여야 합의에 의해 열린다. 이에 따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이르면 14~15일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현역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처리돼야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18일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21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진행되는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지만 단식 여파로 체포동의안 가결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체포동의안 부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올라오면 당근(당연히) 부결”이라며 “최악의 경우 만약에 가결된다면 예전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사람들의 정치적인 말로가 어떻게 됐는지 한번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체포동의안 부결은 방탄 프레임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13일째에 접어든 이 대표의 단식 지속 여부도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단식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것을 내건 단식의 진정성을 통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단식 중단 요구서’를 이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도록 의원들이 의견을 모아 전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지도부가 논의해 소속 의원들의 바람을 당 대표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주말을 전후해 단식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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