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2일” vs 검찰 “9일 까지” 소환 시기 줄다리기
2023년 09월 06일(수) 20:10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수사…1~2차 조사 불발
‘단식 7일째’ 이 대표 건강 악화…수사·영장 청구 변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단식 투쟁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검찰 측이 조사 일정을 놓고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번 주 내에 출석을, 이 대표는 다음 주에 출석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정치권에선 조사 일정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검찰이 다음 주 초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단식 일주일째에 들어선 이 대표의 건강이 크게 악화되고 있어 검찰의 수사 및 구속영장 청구가 지연되는 등 단식 정국의 장기화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측에서는 6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이번 주에 출석할 것을 재통보했다.

이 대표가 다음 주인 오는 12일에 출석하겠다고 입장을 밝히자, 검찰은 늦어도 이번 주엔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통보했다.

수원지검 측에서는 이날 언론에 보낸 문자를 통해 “오늘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부터 12일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이 대표는 앞서 2차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바 있고,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상황이어서 검찰은 늦더라도 이번 주 7∼9일 사이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조사 방식 등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앞서 2차례 검찰의 이 대표 소환 조사가 불발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검찰로부터 8월 30일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자 같은 달 24일 또는 26일에 조사받겠다고 했다.

이를 검찰이 거부하면서 1차 조사는 무산됐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9월 정기국회 본회의가 없는 주간(11∼15일)에 검찰에 출석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검찰은 이 또한 “일방적인 통보”라며 9월 4일에 조사받을 것을 재차 통보했다.

이에 이 대표는 4일 오전 조사만 받겠다고 요구했고, 검찰이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는 없다며 난색을 보이자 이 대표는 지난 1일 ‘4일 불출석’ 의사를 검찰에 전달한 바 있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냈어야 할 북한 스마트 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를 비롯해 당시 북측이 요구한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에 보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수차례에 거쳐 “황당한 얘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단식 7일째인 이재명 대표의 건강이 점차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검찰 조사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할 말이 많아서 준비를 많이 했는데, 한 가지만 말하겠다”고 밝혔다.

통상 회의에서는 2~3가지 주제를 두고 발언에 나서는 이 대표이지만, 단식으로 힘이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꼭 해야 할 말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대표는 김영호 통일부 장관의 ‘국민 주권’ 부정 발언에 대해서만 비판했고 중간 중간 쉬어가며 말을 이어가기도 했다.

전날 진행된 촛불문화제에서도 이 대표는 마이크를 잡았지만 길게 발언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어제 밤 10시에 뵀다. 얼굴이 안 좋아졌고 상당히 힘들어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이번주나 다음 주 검찰 조사를 받는다 해도 건강상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식 정국이 이 대표가 쓰러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느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 이 대표의 건강 등을 고려할 때,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 싸움은 제가 쓰러진다 해도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힘이 빠지는 만큼 더 많은 국민께서 더 힘내 주실 것이고, 제 목소리가 작아지는 만큼, 더 많은 국민이 더 크게 외쳐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적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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