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 승부수 … 오염수·홍범도로 민심 결집 이루나
2023년 09월 03일(일) 20:00
野 3당 2차 범국민대회
93개 시민단체 등 5만여명 집회
단식 동력 ‘민심 결집 여부’ 주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국민항쟁’을 선언하며 단식 투쟁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결단이 과연 민심의 결집을 이끌 것인지 주목된다. 윤석열 정부의 일방통행에 반발하는 민심의 결집은 이 대표의 단식 투쟁에 있어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이 대표의 단식은 벌써 4일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의 단식 투쟁에도 불구, 민심의 결집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심의 결집이 폭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여야 정쟁의 장기화로 민심의 피로도가 심화된 이유도 있지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단식 투쟁과 겹치면서 동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단식을 토대로 윤석열 정부에 실망한 민심이 점차 결집되면서 추석 전에 정국의 터닝포인트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野) 3당은 지난 2일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규탄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들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93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과 함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 정부 규탄 2차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26일 1차에 이은 2주 연속 대규모 주말 장외 집회다.

‘윤석열 정권 규탄!’이라고 쓰인 손 팻말을 들고 이날 무대에 오른 이 대표는 “외국이 대한민국 영토를 침범하고 해양 주권을 침범하면 당당하게 대통령이 나서서 ‘이건 아니다, 방류를 중단하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느냐”고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 “이역만리 먼 땅에서 대한 독립을 위해 희생한 홍범도 독립 영웅이 강제 이주를 당한 것도 억울한데, 고국으로 돌아와 다시 강제 이주를 당해야 하겠느냐”라고도 지적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우리가 꿈꾸는 나라를 비록 이루지는 못했을지라도 나라가 과거로 퇴행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 명, 경찰 추산 6000여 명이 참가했다. 지난달 26일 1차 장외 집회와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민주당 일각에서는기대만큼은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가 직접 당원들의 참석을 독려하고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은 물론 시민사회단체들이 합류했는데도 1차 집회 규모를 뛰어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줄었다는 말까지 나온다. 광주·전남지역 민주당 각 지역위원회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100명 정도를 참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 와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 이날 교원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만 명, 경찰 추산 10만 명이 넘는 교사들이 운집했다. 또 광우병 집회, 조국 법무부장관 수호 집회 때와 비교해도 참석 인원이 적은 편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최다 인원이 운집한 6월 10일에는 경찰 추산 8만 명, 주최 측 추산 70만 명이 모였다. 지난 2019년 9월 28일 조국 법부부 장관 수호 관련 집회에 주최 측은 참석 인원을 약 150만 명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는 이번 집회가 무더위 등을 감안할 때 성공적이라는 자평을 내놓고는 있지만 민심의 결집이 기대 만큼 폭발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추후 장외 집회를 계속할 동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국 지역위원회 차원의 인력 동원도 한계가 있는 현실이다.

이 같은 흐름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 투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심의 결집은 이 대표가 검찰 수사 및 영장 청구에 맞설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출구 전략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의 계속되는 정쟁에 민심이 분노를 넘어 아예 절망한 상황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거듭된 실정의 여권과 기대할 수 없는 야권의 현실에 현실 정치 참여를 외면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대표의 단식 투쟁과 사법리스크가 겹치면서 민심 저변에 깔린 분노의 동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과 함께 윤석열 정부의 폭정에 지친 민심이 점차 결집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아직 민심의 결집이 폭발적이지 않지만 민심의 저변에 쌓인 분노를 봐야 한다”며 “민심의 분노는 현재 태풍의 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이어지면서 추석 전에 민심의 결집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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