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수산업 붕괴 막을 실질적 대책 없어 전전긍긍
2023년 08월 22일(화) 20:20
전복 등 가격 폭락 속 소비자 91% “수산물 소비 줄일 것” 불안감 확산
전남도 이력제 강화·방사능 검사 확대 등…정부 미온적 입장에 한계

일본 정부가 24일부터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공식 결정·발표한 22일. 광주 남광주 수산시장 판매점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 제 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바다에 쏟아내기로 결정하면서 전남 수산업 자체가 붕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일부에서 보이는 (외국의)수입 규제 등에 대해서는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에 근거해 조기에 철폐하도록 요구한다”는 입장까지 밝혀 자칫 신뢰할 만한 안전성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안감 확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전남도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수산물 판촉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지만 정부가 오염수 방류에 미온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다, 관련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뾰족한 대책도 없어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면 소비자들의 수산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수산물 소비 위축 및 전남지역 어민들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남의 경우 수산물 생산액(지난해 기준 3조 907억원) 전국 1위, 생산량(186만 5000t) 전국 1위다. 미역·다시마·김·굴·전복·젓새우·넙치·홍합류 등 15개 수산물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93.8%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어가 수(1만 5723가구)도 전국 37%로 가장 많고 어업에 종사하는 인구(3만 4620명)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국내 최대 수산지라는 점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미 전복 등 일부 수산물은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소비 급감으로 가격이 폭락하고 생산 어민들이 파산하는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복 산지 가격은 큰 전복(㎏당 8마리) 2만3217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5.5%나 폭락했고, 중간 크기 전복(㎏당 12마리)은 1만9739원으로 22.8% 하락했으며, 작은 전복(㎏당 20마리)은 1만5391원으로 19.5% 떨어졌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당장,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2021년 일본의 오염수 해양방류 결정 이후 수산물 안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1.2%가 수산물 소비를 줄일 것으로 응답했고 어기구 의원실 주최로 지난 5월 열린 토론회에서는 2013년 원전오염수 누출 때도 국내 전통시장에서는 약 40%, 대형마트와 도매시장에서도 각각 20% 수준으로 수산물 소비가 감소한 것을 들어 어업 외 수산물 가공·유통 및 판매업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연구결과도 제시된 바 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된 정보를 충분하게 제공하지 않는 데 따른 불안감도 여전하다.

정부도 수산업과 관련 산업, 연안지역 경제가 입을 수 있는 피해 대책에 필요한 실질적인 입법적 조치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전남도가 추진하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의 경우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전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 검사 수준이라 소비자 불안감을 해소하기엔 미흡하다.

전남도도 전담팀을 꾸리고 수입수산물 유통이력제(17개→21개 품목)를 강화하고 원산지표시 품목(15→20개) 확대, 해역(4곳) 방사능 실시간 측정 방안과 대규모 소비촉진행사, 피해보전금 지급·정부수매 건의, 특별법 및 종합대책 마련, 소비 위축에 따른 손실보상금 지급을 건의하는 것 외에 실질적 피해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그러나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로 인해 어민들에게 발생하는 피해에 대비해 ‘7500억원+α’ 규모의 지원 대책을 마련한 만큼 일본측 피해 배상 규모에 우리측 보상 방안도 포함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업인 피해가 나타날 경우 실질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이와 관련, 최근 정부 차원의 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특별법을 통해 수산물 소비 위축에 따른 수산업(어업·양식어업), 수산물 유통·가공·판매 등 관련산업 피해보전, 수산물 정부 비축 및 수매, 판매촉진 및 홍보 등의 실시, 지역경제(관광, 소상공인 등) 지원 등이 가능하도록 근거를 마련,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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