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불발에 ‘현수막 무법천지’ 현실로
2023년 08월 01일(화) 19:50
여야 선거법 개정안 이달 처리도 ‘난망’
1일부터 금지 조항 효력 잃어
광주시 게시 방지 조례 개정 나서

<광주일보 자료사진>

국회의 입법 미비로 선거법상 현수막·벽보·인쇄물 금지 조항들이 1일부터 효력을 잃으면서 현수막 난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원색적인 비방이나 막말을 담은 정당 현수막들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번 ‘입법 공백’ 사태까지 겹치면서 무질서와 혼란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특히,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입지자들의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각종 현수막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선거법의 관련 조항들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올해 7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시한을 정했다. 어떤 선거든 180일 전부터 이런 행위들을 전부 금지하는 것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의 시한 내 선거법 개정 합의가 무산되면서 선거법의 관련 조항들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누구든지, 아무 때나 선거 현수막을 내걸고 유인물을 뿌릴 수 있게 됐다.

여야 지도부는 뒤늦게 8월 임시국회 내에 반드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법 조항에 대한 이견 해소가 변수로 남아 있어 처리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 불발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 소속 국민의힘,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각기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법 개정안 처리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있는 만큼 여야가 8월 임시국회 내에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수막 정치’가 활개를 치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의 입법 및 예산 확보를 홍보하는 현수막은 물론 인지도 제고를 위한 내년 총선 입지자들의 현수막까지 난립하고 있다. 특히, 야권 성향이 강한 지역 특성상 민주당, 정의당, 진보당 등 야당 및 지역위원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현수막들을 내걸면서 민심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은 괴담정치론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있으나 힘에 부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지역 민심을 겨냥, 폭우와 폭염에 건강 챙기라는 친절한 현수막까지 등장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는 ‘공해’ 수준의 무분별한 정당 현수막 게시를 막기 위해 정당 현수막 관련 조례 일부 개정안 마련에 나선다.

개정안은 옥외광고물법에서 금지한 광고물의 기준을 더욱 구체화하고 규제조항을 강화했다. 횡단보도나 버스정류장에서 30m 안에 설치된 현수막, 신호기·도로표지·가로등·가로수 등에 연결해 설치한 현수막, 어린이·노인·장애인 보호구역 등에 설치된 현수막, 도로변에 2m 높이 이하로 설치된 현수막을 정비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정당 현수막은 동별로 4개 이하만 설치하고 게시 기간이 경과한 현수막은 즉시 자체 정비하도록 했다. 시는 입법예고가 끝남에 따라 인권영향평가, 규제개혁 심사, 법제 심사 등을 거쳐 9월 임시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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