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숙기념사업회’ 광주서 꾸려진다
2023년 06월 27일(화) 18:50
장흥 출신 리얼리즘 문학 ‘거목’
다음달 13일 창립 발기인대회
민교협 등 각계 200여명 참여
내일 교육지표 45주년 행사

현대문학 1973년 5월호에 실린 송기숙 현대문학 신인문학상(소설 부문) 수상 사진. <나종영 시인 제공>

지난 2021년 별세한 송기숙은 리얼리즘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였다. 남도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한국 소설문단에 큰 발자취를 남긴 존경받는 문단의 큰 어른이었다.

소설 ‘녹두장군’은 민중해방의 선구자, 녹두장군 전봉준의 삶을 그린 역작이다. 작가는 민초들의 힘을 결집해 부패한 봉건사회를 개혁하고자 했던 녹두장군의 열망과 사상을 핍진한 문체로 그렸다 . 무엇보다 작품에는 전라도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는 물론 아름다운 풍광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송기숙기념사업회가 광주에서 꾸려질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시인인 백수인 조선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송기숙기념사업회 창립을 위한 발기인대회(준비위원회 총회)가 오는 7월 13일 오후 4시 5·18기록관 다목적강당에서 개최된다.

백 교수는 발기인대회 준비위원장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이, 부위원장은 김상윤 전 녹두서점 대표(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 사무국장은 전용호 소설가 등이 맡았다고 전했다.

백 교수는 “지난해 장흥에서 꾸려진 기념사업회는 생가와 고향을 중심으로 한 지부 역할을 담당하고 이번에 광주에서 결성되는 기념사업회는 본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오는 12월 5일 선생님 2주기에 앞서 사단법인 출범을 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백 교수는 “서울에서도 참여하고자 하는 인사들이 다수 있어, 재경 인사들을 중심으로 한 서울 지부도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발기인대회에는 각계각층이 참여하고 있다. 김경일 신부, 장헌권 목사 등을 비롯해 전남대 민교협 김병인 교수, 전남대 5·18연구소장 민병로 교수, 문학계 나종영 시인, 채희윤 소설가, 작가회의 정양주 회장, 5·18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 상임이사 조진태 상임이사등 약 2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송기숙 선생을 현창하기 위한 이번 기념사업회는 향후 송기숙 명칭을 딴 문학상도 제정하고 추모제도 열 방침이다. 지난해 1주기에는 제대로 조직이 꾸려지지 않았지만 성대하게 추모제가 치러져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오는 29일에는 송기숙 교수 등이 주축이 돼 전개됐던 ‘우리의 교육지표’ 선언 45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오후 4시 금수장호텔 아리랑하우스에서 박현옥 교육지표기념사업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날의 뜻을 되새길 예정이다.

이날은 신일섭 광주전남녹색연합대표(전 호남대 교수) 사회로 김병인 교수가 ‘6·29교육지표 사건의 역사적 의의’를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이홍길 전남대 명예교수 외 시민들이 토론을 벌인다.

‘우리의 교육지표’는 지난 1978년 6월 27일 송기숙 교수 등 11명이 주축이 돼 발표한 선언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학원과 일상에서의 인간화와 민주화를 주장했다. 전남대 인문대학 건너편에는 당시를 기념하는 교육지표마당이 있으며 ‘우리의 교육지표 ’를 새긴 비석이 있다.

“‘우리의 교육지표’는 1978년 6월 27일 송기숙 등 전남대학교 교수 11명이 박정희 유신독재의 국민교육헌장을 비판하고자 발표한 선언이다. 이 일로 교수들이 연행되자 분노한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졌다.”

또한 교육지표 마당에는 다음과 글귀도 새겨져 있어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교육지표 사건으로 전남대 교수들이 강제 연행되자 전남대 학생 700여 명은 6·29학원 민주화 시위에 돌입한다. 학생들은 도서관을 점검하고 농성을 벌였으며 휴교령이 내려지자 30일 시내로 진출하여 7월 1일까지 반독재투쟁을 전개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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