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리 작가 ‘항상성’ 테마 그리스 초대전
2023년 06월 25일(일) 20:20
8월8일까지 그리스 크레타 국립미술관·레팀논 포르테쟈 유적지

‘항상성’(Homeostasis)

광주와 서울, 외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매리 작가가 올 여름 그리스 크레타 국립미술관과 레팀논 포르테쟈 유적지 등 두곳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지난 23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항상성’(Homeostasis)을 테마로 오는 8월8일까지 인간의 삶과 죽음, 사람과 국가의 창조와 소멸 등을 다룬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초대전은 이 작가가 지난 2012년부터 줄곧 다루어왔던 ‘제네시스’(Genesis·기원·창조를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시리즈의 연장선으로, 다양한 존재의 과정, 사람들과 세계, 그리고 작가 자신이 고민하는 존재의 의미를 철학적으로 살펴본 뜻깊은 자리다.

특히 이 작가는 사회·정치·경제 분야는 물론 인류학에서도 다루고 있는 ‘항상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본질성을 추구한다. 작품의 재료는 석탄, 흑연 금분 등으로 구약성서 창세기, 금강경, 에즈라 파운드의 시, 밥 딜런의 노래 등이 히브리어, 라틴어로 쓰여져 있다.

성경 창세기와 금강경 구절 등을 검은 화폭 위에 금물로 써내려간 작품들은 지난해 열린 제59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선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5년에 이어 두번째로 그리스에서 전시회를 여는 이 작가는 “ ‘항상성’을 테마로 한 이번 작품들은 ‘제네시스’의 큰 틀에서 보면 작은 주제로 시(詩)와 텍스트 등 문학적 장르를 통해 이를 시각화 한 것”이라면서 “(이번 전시는) 흥망과 순환의 문명사를 거쳐온 인류와 유한한 존재인 인간의 유기적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세계적인 큐레이터 탈리아 브라초포울로스(Thalia Vrachopoulos)가 기획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앞서 이 작가는 전남도립미술관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기념해 열린 ‘시의 정원’에서도 인류의 탄생과 근원, 삶과 죽음을 표현한 작품들을 출품해 화제를 모았다. 강진 출신인 작가는 태자리인 월남사지 터가 발굴의 현장이 된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금, 은, 흙, 석탄, 흑연 등 광물을 이용해 지층을 표현하고 창세기, 금강경 등을 기록한 ‘지층의 시간’을 선보였다.

한편 이 작가는 그리스 전시를 마치면 오는 8월 10일 영국 런던의 갤러리 카다이프(KADIP)에서도 초대전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오는 11월에는 서울 갤러리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기획전 ‘약장수와 약속의 땅’이 예정돼 있다.

/박진현 문화선임기자 jh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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