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슬픈 그림자…경기침체 속 우울한 산업 다시 활기
2023년 03월 25일(토) 11:30
광주 성인게임장 신규 창업 2021년 67건, 2022년 33건
지난해 복권 판매액 7.6% 증가…사상 첫 6조원 돌파
무인 운세방·사격장 등 도심 곳곳에 뽑기방 유사 업종
암울했던 시기 유행했던 산업 다시 광주서 고개 들어

/클립아트코리아

1997년 우리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을 때 당시 유행했던 산업들이 다시 광주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복권을 비롯해 ‘바다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성인오락실, 뽑기방 등 지역경제가 극심한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서민을 겨냥한 사행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지난 24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 사거리 한 건물에는 ‘MBTI’라는 간판을 건 무인 운세방이 운영 중이다.

해당 점포는 ‘연애운’, ‘취업운’ 등이 적힌 자판기에 1000원을 넣으면 운세가 적힌 종이가 들어있는 작은 캡슐이 나온다. 내용물이 운세일 뿐 사실상 ‘뽑기’와 다름 없다.

인근 거리를 걷다 보니 무인으로 운영되는 사격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고, 그 옆으로는 인형뽑기방이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 경기침체의 대표적 풍경인 뽑기방 등 유사한 형태의 점포가 다시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에 성인게임장들도 새롭게 문을 여는 등 다시 기승을 부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과거 ‘바다이야기’는 일정한 게임을 통해 획득한 상품권을 현금으로 환전해 줘 당시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행정안전부의 지방행정 인허가통계 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성인게임장으로 분류되는 일반게임제공업 신규 창업은 2021년 67건, 2022년 33건으로, 올해 들어서도 2월까지 8곳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밖에 고스톱과 포커 등 컴퓨터로 도박을 할 수 있는 ‘성인 PC방’(PC 30대 미만 업소)도 광주시 북구 기준으로 2019년 89곳에서 2023년 161곳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 광산구에서도 145개 업소가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광주 도심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이외에 힘든 삶을 지탱하기 위해 복권에 기대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22일 기획재정부 산하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복권 판매액은 6조4292억원으로 전년(5조9753억원)보다 7.6% 증가하며 사상 처음 6조원을 돌파했다.

한 경제 전문가는 “복권이나 성인게임장 등은 IMF를 기점으로 서민들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렸었는데 최근 그 당시만큼 경기침체의 골이 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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