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가는 길
2021년 06월 18일(금) 03:30 가가
브라질·독일·이탈리아·아르헨티나·스페인. 월드컵 본선대회 단골 출전국이자 매번 우승을 다투는 축구 강국들이다. 이들 나라에 이어 한국은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여섯 번째 국가가 됐다. 세계에서 단 여섯 개 국가만이 갖고 있는 놀라운 기록의 주인공이 바로 우리 대한민국인 셈이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지만 그동안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특히 지난 두 대회 최종 예선에서는 조 1위를 놓치고 마지막 경기까지 순위 다툼을 펼친 끝에 가까스로 직행 티켓을 잡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 때는 3위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승점이었지만 골득실에서 1골 앞서 간신히 2위에 턱걸이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때는 최종전에서 1위 이란이 시리아와 비기는 바람에 3위와 승점 2점 차이로 힘겹게 조 2위를 차지했다.
쉽게 풀리지 않았던 월드컵 예선 경기 내용은 매일 나오는 신문 제목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브라질월드컵 당시에는 ‘골은 안 터지고 속만 터졌다’ ‘답답한 한국 축구, 축배를 들 수 없다’ 등의 큼직한 제목이 지면을 채웠다.
브라질에서 눈물을 삼킨 한국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앞두고는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했다. 전 대회 우승팀 독일 축구를 접목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독일 축구화 발에 맞을까’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결국 슈틸리케의 ‘무색무취’ 전술은 한 수 아래였던 중국에 덜미를 잡히는 ‘창사 참사’로 끝이 났다. 뒤를 이은 신태용 감독은 두 경기 모두 비기고도 운 좋게 본선행 티켓을 잡았지만, ‘본선에 진출한 게 아니라 진출당했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최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할 12개 팀이 확정됐다. 7월 1일 열리는 조 추첨에서 한국은 FIFA 랭킹에서 밀려 이란과 일본에 톱시드를 넘겨주고 2번 포트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벤투호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의 길은 ‘이런! 또 이란?’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길은 ‘카타르 가는 길, 숙명의 한일전?’이다. 둘 중 어느 길을 가든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다.
/유제관 편집1부장 jkyou@kwangju.co.kr
최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진출할 12개 팀이 확정됐다. 7월 1일 열리는 조 추첨에서 한국은 FIFA 랭킹에서 밀려 이란과 일본에 톱시드를 넘겨주고 2번 포트로 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벤투호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다. 하나의 길은 ‘이런! 또 이란?’이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길은 ‘카타르 가는 길, 숙명의 한일전?’이다. 둘 중 어느 길을 가든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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