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10년 성과와 향후 과제] “정책·아이디어 갖춘 문화 전문기관 도약을”
2021년 03월 11일(목) 00:00
광주학총서 발간·콜로키움 사업 시행
지역문화 씽크탱크 역할 수행 돋보여
창작 선순환 구조 구축 지원 중요
공연·문학·기초예술 지원에도 힘써야

올해 출범 10주년을 맞는 광주문화재단은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정책과 아이디어 역량을 갖춘 전문기관으로 도약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는 광주문화재단은 향후 정책과 아이디어 역량을 갖춘 전문서비스 기관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화현장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을 비롯해 시민과 소통하고 공유하는 서비스 역량을 보다 제고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0주년을 맞은 광주문화재단에 대해 현장 예술가와 문화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문화예술가들이 바라는 문화재단에 대한 바람과 향후 과제 등을 들었다.

문화재단은 지난 2011년 시민의 창조적 문화 활동과 예술향유를 토대로 예술창조도시를 구현한다는 목표로 시 산하 출연기관으로 출범했다. 지난 10년 동안 예향 광주는 문화중심도시에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허브 구현이라는 네이밍의 변화처럼 일정부분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및 국가기관화,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선정 등은 예향 광주의 미래를 일정 부분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이다.

물론 문화재단의 10년 성과도 적지 않다. 지역문화의 씽크탱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 발굴, 미디어 기반 및 레지던스 사업, 광주의 역사를 발굴하고 체계화하는 광주학총서 발간과 콜로키움 사업은 분명 문화재단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무엇보다 현장 예술가와 전문가들은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집행되고 조응되는지, 이를 직접 익히고 반영하기 위한 전문성을 갖추라”고 주문한다.

문화재단 초창기 멤버였던 전고필 전남지오그래픽 소장은 “사회적 역할과 예술인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지난 10년은 조직 안정화에 신경을 쓴 나머지 인적 구성원 안정화에만 다소 매몰되지 않았나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소장은 지난 10년을 토대로 ‘신발끈을 조이기보다 신발을 갈아 신어야 할 시점’이 라고 부연했다. 그의 말은 ‘정책을 토대로 문화현장에 좀더 생산적으로 개입하고 의미있게 내재화해야 한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당금 푸른마을연극 대표는 문화예술 지원에 있어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광주가 비엔날레,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에 상대적으로 관심을 쏟다 보니 공연이나 문학, 기초 예술 등 타 장르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특히 “지속적으로 육성해야 할 지역브랜드 단체와 이제 갓 결성된 신생 단체가 같은 사업에서 경쟁하는 시스템은 다소 불합리하다”며 “이를 각각 지속 사업, 신생단체 육성사업, 시민문화사업 등으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현장을 중심으로 한 거버넌스 구축뿐 아니라 결과보다 과정 중심의 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문화재단이 문화예술보조금을 전달해주는 교량적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견해는 지난해부터 지속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정책 전환의 필요성과 궤를 같이한다. 다시 말해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부합하는, 시시각각 변모하는 예술 생태계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홍석 광주소극장협회 회장도 현장의 요구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정책을 주문했다. 특히 기초예술을 보다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기초예술이 튼튼하지 못하면 결국 생활예술, 다원예술, 융복합예술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또한 심사제도 보완도 언급했다.(물론 지원을 신청하는 단체들의 노력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심사 일정을 늘려 심사위원들이 계획서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도 “인건비와 제작비로 소요되는 보조금 외에 단체 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확대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문화재단 내부를 향한 건설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정두용 청년문화허브 대표는 문화재단이 출연기관으로서의 한계가 있으므로 이 부분은 시가 의지를 갖고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문화는 다른 분야와 달리 독립성과 창의성 보장이 중요하므로 전문성과 무관한 업무, 연속성을 저해하는 순환업무 등은 지양해야 한다”며 “보조금 중심의 사업 관리, 행정 공무원 같은 평가 등은 최소한 문화 행정을 다루는 기관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용태 소설가는 “재단의 지원이 향후 창작의 선순환이 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동순 조선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광주의 정체성, 지역 특성이 반영된 차별화된 사업이 많이 펼쳐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광주가 지닌 정체성, 철학 등을 인간의 존엄한 가치와 연계해야 한다는 견해다.

이에 대해 황풍년 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기본적으로 ‘광주’라는 문화다양성을 지켜내는 데 재단 운영의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현장에 중심을 둔 문화공공서비스와 문화정책을 견인하는 아이디어 뱅크로서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논리다.

그는 “문화산업적 측면만 지나치게 치중하다 보면 문화가 지닌 본연의 가치를 자칫 상실할 수 있다”며 “광주와 남도가 지닌 문화적 힘을 지역의 감수성과 결부해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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