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인이!
2021년 01월 07일(목) 23:00
잊을 만하면 아동 학대나 아동 살해 뉴스가 보도되면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양부모나 계부모의 악행은 물론 친부모의 방조나 묵인도 많아 근본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절대 약자인 아동을 대상으로 한 학대 등의 범죄는 시기나 장소에 상관없이 자행되고 있다. ‘신데렐라’나 ‘장화홍련전’도 계모의 학대를 주제로 했는데 이처럼 아동 학대를 주제로 한 영화나 소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중 최고의 악녀는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메데이아’일 것이다. 그는 어린 동생과 자신이 낳은 자녀들마저 직접 살해한 인물로, 수많은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메데이아는 그리스 영웅의 한 사람인 ‘이아손’의 부인이 된 여인이다. 이아손은 아르고호 원정대를 이끌고 왕위에 필요한 ‘황금 양털’을 구하기 위해 모험 끝에 콜키스 왕국에 도착한다. 이아손에게 첫눈에 반한 콜키스의 공주 메데이아는 황금 양털을 얻도록 도와주는 대신 자신과 결혼해 달라고 제안했고, 이아손은 이를 받아들였다.

갖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메데이아의 마법과 지혜로 해결함으로써 이아손은 드디어 황금 양털을 손에 넣는다. 이아손 일행이 아르고호를 타고 콜키스를 빠져나갈 때 콜키스 왕 아이에테스가 추격했다. 그러자 메데이아는 자신의 동생을 죽여 그 사지를 바다에 던진다. 아이에테스 왕은 바다에 던져진 어린 아들의 사지를 건져내느라 추격을 할 수 없었다.

이아손은 귀국 후 테살리아의 왕이 되고, 메데이아와의 사이에 두 아이를 낳는다. 권태기가 올 즈음 이아손은 이웃 나라 공주와 결혼을 한다. 이에 분노한 메데이아는 이아손과 사이에 낳은 두 아이들을 죽이고 궁전에 불을 지른 뒤 아테네로 도망친다.

최근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해 많은 사람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다. 빈소에는 연예인과 정치인의 추모 행렬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 검찰에서 입양모를 아동학대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으나 수십만 명의 시민들은 살인죄를 적용해 달라며 국민청원을 제출한 상태다. 아동 학대는 가정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이다. 제2의 정인이가 나오지 않도록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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