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언수행
2020년 12월 14일(월) 06:30 가가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제가 트위터를 하게 되면서 너무 많은 말을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당분간 묵언수행을 하면서 부족한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을 밝히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013년 4월 초, 국내 언론은 혜민 스님이 묵언수행(默言修行)에 들어간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1년 전인 2012년에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했으며 5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영혼의 멘토, 스타 스님’으로 불렸던 그이기에 반향이 컸다. 당시 일부 팔로워들은 “너무 길지 않게 돌아와 달라”며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일부는 “스님 말이 더 많아진 것 같고, 그 말의 무게가 자꾸 가벼워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럴 때는 홀연히 잊혀지는 게 좋다. 몇 년 묵언수행 들어가셨으면 좋겠다”는 말도 남겼다.
그로부터 6년 후 국내 언론에는 혜민 스님이 ‘남산이 바라다보이는’ 자택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정식 승려가 된 이후 미국 뉴욕의 아파트를 구매·보유한 의혹이 있다는 기사가 쏟아져 세간을 놀라게 했다. 무소유의 정신을 몸으로 보여 준 법정 스님이나, 무려 8년간이나 잠잘 때도 드러눕지 않고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의 성철 스님을 존경해 왔던 우리 국민으로서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는 뉴스였다.
그가 그동안 말해 왔던 이야기, 고통받고 좌절하는 한국 청년들을 위로해 주었던 수많은 조언의 진실성마저 의심받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서로에게 저주를 퍼붓느라 여념이 없는 국내 정치인들의 막말 대잔치에 질린 나머지 ‘영혼의 위로’를 찾아 나섰던 우리 국민의 상처와 실망감은 결코 적지 않았다.
“한두 사람의 비평에 상처받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쉽게 한 말에 너무 무게를 두어 아파하지도 말아요. 안티가 생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지금 가고 있는 길, 묵묵히 계속 가면 돼요.” 혜민 스님의 책에 나오는 이 말, 이제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
“한두 사람의 비평에 상처받아 쉽게 포기하지 마세요. 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쉽게 한 말에 너무 무게를 두어 아파하지도 말아요. 안티가 생긴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용기 내어 지금 가고 있는 길, 묵묵히 계속 가면 돼요.” 혜민 스님의 책에 나오는 이 말, 이제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홍행기 정치부장 redplan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