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지락~ 꼼지락 ~ 낙지·농게가 사는 생명의 무안 갯벌
2019년 07월 09일(화) 04:50 가가
황토 머금은 검고·붉고·푸른 갯벌
세계 5대 갯벌, 생명체의 보고
인간비행 도전 ‘밀리터리 테마파크’
항공전시부터 시뮬레이션 체험까지
핫플레이스 ‘못난이 미술관’
뚱뚱 못생긴 조각상 탐방객 웃음
세계 5대 갯벌, 생명체의 보고
인간비행 도전 ‘밀리터리 테마파크’
항공전시부터 시뮬레이션 체험까지
핫플레이스 ‘못난이 미술관’
뚱뚱 못생긴 조각상 탐방객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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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감싼 ‘검은 비단’, 무안 갯벌
“초록색은 감태가 안 사그러든거고, 빨간색은 칠면초입니다. 순천보다 이르게 7월에 꽃이 피고, 10월에 북풍 영향으로 사그라듭니다.”
무안 황토갯벌랜드를 찾았을 때 바닷물이 물러난 시간대라 갯벌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런데 갯벌 색깔이 머릿속 생각처럼 마냥 검지만은 않다. 수채화를 그린 듯 가까운 곳은 붉었고, 먼 곳은 연한 초록색이었다. 이런 궁금증에 대해 임희경 무안 생태갯벌과학관 과학해설사는 감태와 칠면초라고 설명을 했다.
무안 생태갯벌과학관앞 갯벌에 조성된 나무데크 탐방로를 따라 걷다보면 흰발농게와 농게, 칠게, 망둥어 등 다양한 생물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무안 생태갯벌과학관은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해설(하루 2회 11시, 오후 2시), 주말 현장탐구형 자연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무안 황토갯벌랜드내 캐러반과 방갈로, 오토캠핑장 숙박이나 캠핑 예약은 홈페이지(getbol.muan.go.kr)에서 하면 된다.
날고자 하는 인간의 꿈 담은 ‘밀리터리 테마파크’
‘사람은 새처럼 하늘을 날 수 없을까?’ 무안군 몽탄면에 위치한 ‘밀리터리 테마파크’는 누구나 가졌을 이러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공간이다. 밀리터리 테마파크는 크게 호담 항공전시관을 비롯해 호국안보전시관, 시뮬레이션 체험장, 서바이벌 사격장, 유격훈련 체험장, 야외 전시장 등으로 구성돼있다. 또한 비행기 외에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미사일, 발칸포 등 육·해·공군 무기를 전시하고 있어 호국안보 교육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호담(昊潭)은 몽탄면 사창리 출신인 옥만호 장군(1925~2011)의 호이다. 그는 1952년 1월 F51 무스탕 전투기를 몰고 평양 동쪽 대동강 지류에 설치된 승호리 철교 폭파 작전에 참가하는 등 한국전쟁중 100회 이상 출격한 베테랑 전투기 조종사 출신이다. 12대 공군 참모총장(1971~1974년)을 역임한 후 콜롬비아·중화민국 주재 대사와 국회의원(13대)을 지냈다. 1996년 9월 고향에 사재를 들여 ‘호담 항공전시장’을 만들어 2003년 무안군에 기부 채납했다. 무안군은 옆 폐교(몽탄 북초등학교)를 매입한 후 리모델링해 ‘밀리터리 테마파크’로 새롭게 단장해 지난 5월 문을 열었다.
호담항공전시관은 4개 주제관으로 나눠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에 이르는 연대별 인간비행의 도전과 로케트 발전 과정, 우주여행, 공군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옥만호 장군 소장실에는 고인이 사용했던 군복과 기념상패, 그리고 다양한 수석들을 전시하고 있다.
야외 전시장에는 1950년 5월 국민성금으로 구입한 T-6훈련기(건국기·2016년 등록문화재 667호 지정), 한국전쟁 기간 중 자웅을 겨뤘던 F-86D 세이버와 미그(MIG)-15, F-4D 팬텀, 구 소련 수송기인 복엽기 AN-2 등 다양한 퇴역 비행기가 전시돼 있다. 또한 M47 탱크와 8인지 자주포, 해병대 장갑차, 나이키 미사일, 해군 발칸포 등도 함께 전시돼 있다.
호국안보전시관내에는 대한민국 국군의 역사와 무기체계 발달사 등을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특히 4전시실에는 북한이나 한국과 수교이전 구 공산국가에서 획득한 화기류와 통신장비, 일용품 등 적성(敵性)물자 838점이 전시돼 있다.
정해숙 무안군 문화관광해설사는 “밀리터리 테마파크는 퇴역한 전투기뿐만 아니라 육·해·공군에 대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서바이벌 게임과 시뮬레이션 체험도 할 수 있어 군대를 갔다 온 분들이나 아이들이 돌아보면 좋다”고 말했다.
무안의 핫플레이스 ‘못난이 미술관’
무안군 일로읍 청호리 영산강변에 자리한 ‘못난이 미술관’은 요즘 뜨고 있는 ‘핫플레이스’이다. 무안 출신 김판삼(47) 조각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동산’을 모토로 지난 2016년 10월 고향에 세운 미술관이다. ‘미모 지상주의’ 한국사회에서 못난이라니! 우선 이름부터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배불뚝이 ‘곧 미남’과 기린 형상을 한 ‘우주여행’ 등 미술관 주변 야외공원에 설치돼 있는 뚱뚱하고 못생긴 ‘못난이’ 조각상들은 탐방객들을 절로 미소짓게 한다.
갤러리 내에도 ‘못난이’ 미니 시리즈 작품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엄마아빠 힘내세요’와 ‘엄마는 슈퍼맨’, ‘출항’ 등 작품들마다 해학적이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이채롭게 갤러리내 카페는 무인으로 운영된다. 커피 머신이 있어 커피 값을 기부함에 넣고 취향대로 커피나 음료를 음미할 수 있다. 방문객들은 “뚱뚱하고, 이상하고, 못 생겼지만 귀엽고, 예쁘게 생겼네요”라면서 “소확행의 행복을 담아갑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 밖에도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1786~1866)와 동학농민군 지도자인 배상옥(1862~1894·일명 배규인) 장군 등 무안 출신 역사인물들의 발자취도 곳곳에 남아있다. ‘초의선사 탄생지’내에는 초의생가와 일지암이 복원돼 있다. 신청을 하면 다도체험이나 제다 실습을 할 수 있다.
무안군 청계면 청천리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동학혁명 당시 배상옥(1862~1894) 장군이 집강소로 사용했던 한옥건물이 온전히 남아있다. 국도 1호선에서 가까운 청계면 사마리에 있는 화설당(花雪堂) 역시 수은 강항과 우암 송시열의 숨결이 닿아있다. 정자 이름은 나주목사 박동렬과 수은 강항이 1612년 겨울에 찾아왔을 때 눈 속에 핀 동백꽃을 보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편액은 우암 송시열 선생이 제주 유배에서 풀려 정읍으로 올라가던 길에 기거하며 칡뿌리로 쓴 ‘갈필휘호(葛筆揮毫)’이다.
무안 여행의 끝자락, 여행자는 바닷가 마을에서 바람결에 묻어오는 오랜 무안의 역사와 인물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글=송기동 기자 song@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