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인근 누볐던 용의자 추가 범행 가능성 수사해야
2018년 06월 27일(수) 00:00
2000년·2001년 6월에도 강진 하굣길 초등생 2명 의문의 실종
강진 인근 해남·장흥 등서만 수십여명 달해…연관성 조사 필요
전남 5년간 실종 아동·청소년 33명 등 장기 미제 사건 수두룩
강진 여고생 이모(16·고 1)양 실종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인 50대 남성의 치밀한 행적이 속속 드러나면서 추가 범행 가능성도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숨진 여고생이 친구에게 보낸 “아빠 친구와 만나 해남으로 간다”는 SNS 메시지 외엔 범죄를 입증할 만한 단서가 단 한건도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범행 과정을 사실상 완벽하게 은폐했기 때문이다. SNS가 없었더라면 자칫 영구미제 사건으로 남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광주일보 6월 22일자 6면>

특히 2000년과 2001년 6월 강진에서 1년 사이 여자 초등학생 2명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강진 여고생 실종 사건과 연계한 ‘아동·여성 실종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해남·장흥 등 인접 지역에서도 최근 실종된 여성만 수십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전남경찰청과 강진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 전남도내 22개 시·군에서 실종된 성인여성은 총 155명이다.

강진에서는 2016년 1명, 2017년 1명 등 2명이 실종 신고된 상태다. 같은 기간 강진 인근 해남에선 7명, 영암 15명, 장흥 11명 등이 실종됐다. 지난 3년간 전남지역 실종여성 중 22.5%에 이르는 35명이 강진과 인근 해남, 영암, 장흥 등 4개 군에서 사라진 것이다.

좀 더 범위를 좁혀 전남내에서 2000년대 들어 범인을 잡지 못한 미제 살인사건도 총 7건에 이른다. 강진 초등학생 실종 사건 이후 전남에서 최근 5년간 실종된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33명이다.

강진에서 지난 2000년과 2001년 감쪽같이 사라진 여자 초등학생 실종 사건은 전국민적 관심을 모았으나 미제로 남았다.

지난 2000년 6월 15일 오후 강진 동초등학교 2학년이던 김성주(당시 8세)양은 수업을 마치고 학교 후문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던 오빠를 기다리던 중 실종됐다. 성주양이 실종 된지 1년여 만인 2001년 6월 1일에도 강진 중앙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이던 김하은(당시 6세)양이 하교 도중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두 사건 모두 우연히도 이번 여고생 실종 사건과 비슷한 시기인 6월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연관성 여부 등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2000년 무렵 30대 초반이었던 강진 여고생 사망 사건의 용의자인 김모(51)씨가 아이들이 실종된 곳에서 불과 10여㎞ 떨어진 강진 도암면에 거주한데다, 당시 트럭을 몰고 강진 구석구석을 누비며 개를 사고 파는 ‘개장수’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관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숨진 김씨를 잘 아는 한 주민은 “김씨가 최근까지 도암면에서 살다가 2014년께 보신탕집을 차리면서 강진읍으로 이사를 갔다”며 “(김씨는) 1980년대 초반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석유배달기사와 덤프트럭 운전, 개장수 등 운전을 업으로 살아 누구보다 강진 곳곳의 지리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또 “외모가 준수한 편인 김씨는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이었지만, 여자관계는 좀 복잡했다”며 “주변 지인들의 아내와 문제가 생겨 다투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주장했다.

탁민철 전남경찰청 실종전담반 팀장은 “실종전담반에서는 실종자가 1년 이상 연락이 안 될 경우 모든 범죄의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진행한다”면서 “이번 강진 여고생 사건의 경우 인근 장기실종사건 등과 연관성도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강진=남철희 기자 chou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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