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시간이 발효한 절창의 시들
2025년 11월 14일(금) 19:59 가가
보성 출신 임영자 시인 등단 10년만에 첫 시집 ‘겹꽃으로 피어나는 손’ 펴내
예술 장르 가운데 시가 맨 앞자리에 놓일 수 있는 것은 언어의 미학 때문이다. 압축적 문장과 상징적 이미지, 절제의 감성은 깊은 울림을 준다. 좋은 시는 시어, 비유, 이미지, 감성 등이 적절하게 교직돼있을 때 발현된다.
등단 10년 만에 첫 시집을 펴낸 임영자 시인. ‘겹꽃으로 피어나는 손’(시산맥)은 인고의 시간이 발효한 절창의 시들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사유하고 빚어낸 시어들이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임 시인은 이번 시집 발간 소감에 대해 “마당의 화단을 지켜주는 넝쿨장미와 남천은 함께 살아가는 친구들이다”며 “단풍이 들고 떨어지기를 십여 해 돌고 돌아 겹꽃으로 피어나는 손을 가만히 가을바람에 흔들어 본다”고 전했다.
시산맥 제48차 기획시선공모당선시집으로 발간된 이번 작품집은 좋은 시가 갖추어야 할 미덕을 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물에 대한 직관적 통찰을 자신만의 시어로 직조해내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해설을 쓴 김성신 시인은 “그의 시가 다다르고자 하는 시적 풍경의 깊이는 즉흥적 이미지와 심미적 풍경에 국한하질 않고 삶에서 배어 나오는 익숙한 풍경과 존재에 대한 성찰, 삶과 죽음, 명암, 풍경의 형상 재현 등 다양한 시제와 내용으로 심도있게 발현된다”고 평한다.
“(전략)// 땅속에서 자리 잡지 못한 바람은/ 까치발 세워/ 먼 곳을 향하여 손을 뻗는다// 젖은 것들은 밖으로 나오고/ 안을 튼실하게 채운 알맹이/ 어쩌면/ 경계 너머의 허기를 염려하기 때문이다// 보성역 올망졸망 늘어선 짐 보따리 옆/ 소나기를 털어낸 도란대 허리 바짝 세우고 서서/ 토란을 지키고 있다”
위 시 ‘토란’은 화자의 삶을 일정 부분 드러내는 작품이다. “마른 그림자를 지워가며 거친 땅 품었을” 삶은 밭갈이 하듯 시의 밭을 일구어왔음을 전제한다. ‘토란’이라는 결실을 수확하기까지 풍상과 허기를 오롯이 견뎌내야 했을 것이다. “안을 튼실하게 채운 알맹이”는 다름아닌 시적 상상이 알차게 여문 시들로 치환된다.
김규성 시인은 추천사에서 “감각과 감성이 조화를 이룬 절제의 언어를 구사해 오랜 산고의 결정체인 첫 시집을 남도 시의 소중한 특질이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한다”고 평한다.
한편 보성 출신의 임 시인은 2015년 ‘시와사람’으로 등단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등단 10년 만에 첫 시집을 펴낸 임영자 시인. ‘겹꽃으로 피어나는 손’(시산맥)은 인고의 시간이 발효한 절창의 시들을 담고 있다. 오랜 시간 사유하고 빚어낸 시어들이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시산맥 제48차 기획시선공모당선시집으로 발간된 이번 작품집은 좋은 시가 갖추어야 할 미덕을 내재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물에 대한 직관적 통찰을 자신만의 시어로 직조해내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
위 시 ‘토란’은 화자의 삶을 일정 부분 드러내는 작품이다. “마른 그림자를 지워가며 거친 땅 품었을” 삶은 밭갈이 하듯 시의 밭을 일구어왔음을 전제한다. ‘토란’이라는 결실을 수확하기까지 풍상과 허기를 오롯이 견뎌내야 했을 것이다. “안을 튼실하게 채운 알맹이”는 다름아닌 시적 상상이 알차게 여문 시들로 치환된다.
김규성 시인은 추천사에서 “감각과 감성이 조화를 이룬 절제의 언어를 구사해 오랜 산고의 결정체인 첫 시집을 남도 시의 소중한 특질이자 자산으로 자리매김한다”고 평한다.
한편 보성 출신의 임 시인은 2015년 ‘시와사람’으로 등단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