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웃에 온기 전하는 오케스트라 될게요”
2025년 11월 02일(일) 20:10 가가
‘GS칼텍스 참사람상’ 수상 박상희 애양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여수 최초 마을 악단 창단…청소년에 클래식 음악 배움 제공
박 단장 모티브 영화 ‘프롬’ 제작중…12월 13일 정기연주회
여수 최초 마을 악단 창단…청소년에 클래식 음악 배움 제공
박 단장 모티브 영화 ‘프롬’ 제작중…12월 13일 정기연주회
여수시 율촌면 도성마을 애양원은 선교사들이 한센병 치유를 위해 설립한 한센인 정착 마을이다. 사회적 편견 등 열악한 환경의 애양원에서 나고 자란 박상희(41·사진)씨에게 초등학교 때 처음 접한 바이올린은 구원처럼 다가왔다. 음악이 자신의 진로에 영향을 미쳤던 것처럼 고향 마을의 아이들에게 음악으로 꿈을 키워주고 싶었던 그는 지난 2015년 애양청소년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박상희 애양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이 지난 29일 서울 GS타워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GS칼텍스 참사람상’을 받았다. GS칼텍스재단(이사장 허진수)이 2020년 제정한 이 상은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위해 앞장선 시민을 선정해 상패와 상금을 전달한다. 올해부터는 후보 발굴 지역을 기존 여수, 순천, 광양에서 전국으로 확대해 수상자를 선정했고 선행상 부문에서 수상한 박 단장을 비롯해 의인상 등 모두 11명이 영광을 안았다.
박 단장은 여수 최초의 마을 자체 오케스트라인 애양청소년오케스트라를 창단한 후 도성마을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배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당시 저희 마을은 고립돼 있었어요. 생활 여건도 좋지 못했고요. 그 때 교회 목사님 사모님이 저희에게 바이올린을 처음 가르쳐 주셨죠.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변변한 놀이터도 하나 없는 상황에서 바이올린을 배우는 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되고 난 후 박 단장은 또래 친구들과 순천으로, 광주로 나가 본격적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바이올린과 플루트를 배웠던 친구들은 모두 음악을 전공하게 됐다. 박 단장 역시 목포대 음악학과에 진학,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대학원에도 다니며 더 공부를 하고 싶었고, 솔직히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한데 엄마가 마을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자꾸 말씀하셨습니다. 동네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끊긴 지 오래됐다고 하시면서요.”
망설임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음악으로 위안을 받고 꿈을 키웠듯 마을 아이들에게도 무언가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30여명 규모로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창단 후 6~7년은 힘든 시간도 많았다. 다행히 창단 당시 악기는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오케스트라 운영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터라 재정적인 어려움이 늘 함께였고, 그만 둘까 고민하기도 했다.
현재는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호른 등 33명의 단원이 활동중이며 여수시와 여수시교육청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5명의 지도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김경민 지휘자가 함께 한다. 마을에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몇년 전부터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도 함께 참여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 단장과 오케스트라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도 제작중이다. 고흥과 여수에서 촬영한 ‘프롬’(감독 서하늘)은 ‘옷소매 붉은 끝동’, ‘내 딸 서영이’ 등에 출연한 장희진 배우가 박단장 역을 맡았으며 박 단장의 딸인 박나령 양도 바이올린 단원으로 출연한다.
“음악으로 인해서 저와 친구들이 성장하고 사회인으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음악을 배우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애양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13일 제 10회 정기연주회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송원대학교 한국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베트남 대학생 람바오응옥 씨는 지난 8월 여수시 선소대교 인근에서 익수자를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의인상을 수상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당시 저희 마을은 고립돼 있었어요. 생활 여건도 좋지 못했고요. 그 때 교회 목사님 사모님이 저희에게 바이올린을 처음 가르쳐 주셨죠.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변변한 놀이터도 하나 없는 상황에서 바이올린을 배우는 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대학원에도 다니며 더 공부를 하고 싶었고, 솔직히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한데 엄마가 마을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자꾸 말씀하셨습니다. 동네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끊긴 지 오래됐다고 하시면서요.”
망설임의 시간이 있었지만 그는 자신이 음악으로 위안을 받고 꿈을 키웠듯 마을 아이들에게도 무언가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고 30여명 규모로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창단 후 6~7년은 힘든 시간도 많았다. 다행히 창단 당시 악기는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오케스트라 운영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드는 터라 재정적인 어려움이 늘 함께였고, 그만 둘까 고민하기도 했다.
현재는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호른 등 33명의 단원이 활동중이며 여수시와 여수시교육청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5명의 지도교사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김경민 지휘자가 함께 한다. 마을에 아이들이 줄어들면서 몇년 전부터는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들도 함께 참여해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가고 있다.
박 단장과 오케스트라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영화도 제작중이다. 고흥과 여수에서 촬영한 ‘프롬’(감독 서하늘)은 ‘옷소매 붉은 끝동’, ‘내 딸 서영이’ 등에 출연한 장희진 배우가 박단장 역을 맡았으며 박 단장의 딸인 박나령 양도 바이올린 단원으로 출연한다.
“음악으로 인해서 저와 친구들이 성장하고 사회인으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음악을 배우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들에게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애양오케스트라는 오는 12월 13일 제 10회 정기연주회로 시민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송원대학교 한국어교육과에 재학 중인 베트남 대학생 람바오응옥 씨는 지난 8월 여수시 선소대교 인근에서 익수자를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의인상을 수상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