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령산 ‘백련동 편백농원’ 시골밥상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키운 농산물

공동체 정성으로 차려낸 건강 밥상

편백숲 마을에서 손수 키운 청정 농산물을 이용한 건강밥상을 맛볼 수 있는 곳. 장성군 서삼면 ‘백련동 편백농원’을 찾았다.

축령산 편백숲에 위치한 백련동 편백농원은 김동석·정수임 대표와 두 아들 김진환·주엽씨까지 3대째 일궈오고 있는 가족기업이다. 큰 아들 진환씨는 (사)편백나무숲 대표이자 국제숲 배움터(Leaf) 운영자로, 둘째 아들 주엽씨는 외식사업팀장을 맡고 있다.

1만2000여 평 규모의 백련동 편백농원은 편백나무숲과 대추농장을 일구며 유기농 먹거리 생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며 농촌융복합 6차 산업화에 성공했으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힘쓰는 지역 공동체 농원이기도 하다.

‘백련동 편백농원’ 김진환(오른쪽)·주엽 형제가 편백 가공제품과 시골밥상 건강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축령산을 찾는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백련동 시골밥상’이다. ‘농사짓는 시골셰프’ 주엽씨가 동네 할머니들에게 직접 배운 시골 손맛을 더해 고소하고 따끈따끈한 시골 손두부, 부드러운 돼지 수육, 향긋하고 담백한 제철 나물, 신선하고 아삭한 유기농 야채쌈 등 10가지가 넘는 반찬으로 근사한 밥상을 차려낸다.

시골밥상의 취지는 상생이다. 마을 주변 어르신들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도 판매에 애로사항이 많았다. 이분들의 농산물을 팔아주고자 시작한 게 시골밥상이었다.

“공판장에 보내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계세요. 양이 적거나 혹은 팔고난 후 남은 농산물 같은 거죠. 이런 것들을 소비하고 팔아드리고자 식당 운영을 한 거에요. 저희 시골밥상은 1인에 6000원인데 이 가운데 150원은 최씨 어르신에게, 300원은 상추를 가져온 강씨 어르신에게 가고, 또 200원은 고춧가루를 가져온 분이 나눠가지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한 분이 와서 식사를 하면 20명에게 수익금이 돌아가는, 말 그대로 공동체성을 가지고 있는 식당인거죠.”

밥상에 올라가는 식재료는 대부분 못난이 농산물이다. 못난이 농산물은 맛과 영양은 그대로인데 모양이 비대칭이거나 작은 흠집 등으로 판매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버려지거나 헐값에 처분되는 경우가 상당수다.

시골밥상의 여러 가지 반찬들 중에서도 단연 으뜸은 묵은김치다. 김진환 이사 가족들이 직접 농사지은 배추와 지역에서 사들인 양념들로 김장을 하고 농원내 편백숲 땅에 묻어 3년간 익혔다. 손두부는 매일 아침 작업을 한다. 황룡면과 삼서면에 있는 농가에서 콩을 가져오는데 한달이면 30~40포대의 콩이 소요된다. 흑임자를 섞어서인지 거뭇거뭇하다.

‘백련동 시골밥상’은 쉬는 날 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주말에 농원을 방문하면 주민들이 직접 판매하는 농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시골밥상에서 식사 후 둘러볼 수 있는 편백농원. 식당에서 5분 거리면 피톤치드 향을 듬뿍 들이마실 수 있는 편백숲이 눈앞이다.

“이곳 편백나무는 밀식을 통해 낮게 키웁니다. 가까이에 두어야 피톤치드 효과를 가장 잘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목재를 위해서는 간벌을 통해 기둥을 굵게 키우지만 밀식을 하면 뿌리가 넓게 뻗지 못하기 때문에 높게 자라지 않아요. 나무에게는 미안하지만 사람들에게는 건강을 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잎을 살짝 뜯어서 손으로 짓이기면 편백 특유의 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첨단 장성로컬푸드직매장에는 2800가지가 넘는 신선한 농산물이 판매되고 있다.

# 장성먹거리통합지원센터 ‘첨단장성로컬푸드직매장’

2800여 가지 장성 대표 농산물 즐비

안전 먹거리 제공하고 쿠킹클래스도



건강한 먹거리, 현명한 소비가 부각되면서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귀농귀촌 1번지’로 불리는 장성에도 (재)장성먹거리통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독립형태의 로컬푸드직매장이 있다.

장성먹거리통합지원센터 출범과 함께 지난해 7월 정식 오픈한 ‘첨단 장성로컬푸드직매장’은 장성과 가까운 광주시 북구 오룡동 광주과학기술원 옆에 위치해 있다.

5200㎡ 규모 부지에 2층 건물로 지어진 이곳은 1층 직매장, 2층 쿠킹클래스 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1층은 로컬푸드 매장 외에 정육, 수산, 김치, 샐러드 전문점, 카페, 베이킹전문점 등이 입점해 있다. 2층은 베이킹 시설과 교육장을 갖추고 각종 소비자 교육과 쿠킹 클래스를 열고 있는데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케이크 만들기’는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난해 로컬푸드직매장을 통해 소비자들과 만난 농가는 529개 농가로 출하 품목은 2800가지가 넘는다. 장성딸기와 사과, 단감 등 과일은 물론 다양한 품목의 채소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올해는 650개 농가로 늘려 취약계층 출하농가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성을 대표하는 농산물은 여러 가지다. 그 중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품목이 제철과일이다. 지난 겨울부터는 딸기가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겨울 딸기가 지나면 여름에는 일명 ‘딱딱이’라고 불리는 차돌 복숭아와 캠벨포도, 샤인머스켓이, 가을에는 장성을 대표하는 사과와 단감이 나온다. 겨울에는 토마토도 많이 생산되는데 방울토마토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맛이 좋아 잘 팔리는 품목이다.

장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이미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사)소비자시민모임과 함께 실시한 ‘2022 지역 먹거리 지수 평가’에서 장성군이 A등급을 받아 전국 우수지자체로 선정되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장성먹거리통합지원센터 이강노 센터장이 로컬푸드직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을 소개하고 있다.

매장 내에는 장성 뿐만 아니라 인근 광주 광산구에서 생산된 농산물 판매 코너도 별도로 마련해 상생 협력을 도모한다.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개장한 장성로컬푸드직매장은 지난해 오픈 이후 꾸준히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하면서 출하농가들의 농가소득 증대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9월 추석맞이 특별전을 통해 과잉 출하된 채소류를 이벤트 품목으로 전환하고 10월에는 채소류와 사과, 단감 등을 100일 기념 고객 감사 이벤트 품목으로 전환해 재고없이 판매될 수 있도록 도왔다. 11월에는 ‘전남도 김장대전 소비자 초청행사’를 통해 김장김치를 구매한 고객에게 과잉 생산된 대봉 증정 행사를 추진하고 12월에는 겨울제철 과일인 딸기 판매 촉진을 위한 딸기 특별전과 크리스마스 위크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카페 ‘오피먼트’에서 맛볼 수 있는 음료와 디저트. 장성사과를 이용한 에이드와 라떼, 애플크라운이 별미다.

# 황룡강이 내려다보이는 복합문화공간 ‘오피먼트’

핸드드립 커피·장성사과 라떼 인기

뷰 맛집 포토존에 미술관 관람은 덤

맞붙은 2개의 벽면을 시원하게 뚫은 통창으로 황룡강이 내려다보인다.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스팟답게 포토존의 인기는 매번 상당하다. 요즈음 SNS에 단골로 등장하는 ‘뷰가 멋진 카페’의 풍경이다.

장성읍 미락단지에 위치한 ‘오피먼트’는 지난 2020년 8월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이다. 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하던 전수련 대표가 오래된 모텔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재탄생시킨 곳으로, 카페와 편집숍, 미술관, 아트팩토리가 갖춰져 있다.

오피먼트 4층 통창으로 바라보이는 황룡강. ‘뷰가 좋은 카페’로 알려져 있다.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는 1층과 황룡강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3층과 4층은 카페로 이용된다. 기존 모텔의 흔적을 아카이브화 해 특별한 공간에서 차를 마시며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4층은 낮은 테이블과 평상을 통해 개방감을 주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몄다. 3층은 책을 읽거나 사색을 즐기는 등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방문객들이 주로 이용한다.

카페 오피먼트의 시그니처 음료는 커피다. 세가지 원두 중에 취향껏 선택할 수 있으며, 핸드드립 커피도 인기 메뉴다. 장성 특산물인 장성사과를 이용한 ‘장성 에디션’인 장성사과 에이드와 장성사과라떼도 추천 음료다. 애플크라운, 초코 브라우니, 블루베리 크럼블, 치즈스콘 등 매일 카페에서 직접 만드는 디저트도 입을 즐겁게 해준다.

2층은 장성군에 들어선 첫 번째 사립미술관 ‘아인(AIN) 미술관’이다. 큐레이터 시절부터 청년 작가와 관람객의 문화예술 가교역할을 해줄 수 있는 미술관 설립을 꿈에 담아왔다가 2020년 귀촌하면서 미술관 카페를 시작하게 됐다. 1층 매장 뒤쪽으로는 다양한 아트상품이 전시된 편집숍도 마련돼 있다.

/글=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