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KIA 타이거즈의 오키나와 연습경기가 시작됐다.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가 첫 연습경기에서부터 150㎞ 강속구를 뿌리면서 ‘강속구 듀오’의 모습을 보여줬고, 내야수 김규성은 그라운드를 돌았다.

KIA가 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 9회말 터진 김규성의 스리런을 묶어 9-1 대승을 거뒀다.

지난 19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열린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 이후 오랜만에 전개된 실전에서 타자들은 쾌조의 타격감을 보이면서 장단 15안타를 만들었다.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나선 김규성은 홈런과 2루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1번 타자 겸 3루수로 출장한 김도영은 3안타 활약을 펼쳤다. ‘이적생’ 변우혁도 2개의 2루타로 힘을 과시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피칭에 눈길이 쏠렸다.

이날 앤더슨이 가장 먼저 출격해 2이닝 동안 19개의 공으로 6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첫 타자 김현준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앤더슨은 구자욱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이원석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2회도 깔끔했다. 4구 승부로 첫 타자 오재일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면서 삼진을 잡아냈고, 강민호는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했다. 강한울은 3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첫 연습경기에서 3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직구 최고 구속도 153㎞를 찍었다. 10개의 직구를 던진 앤더슨의 이날 평균 구속은 149㎞. 앤더슨은 슬라이더(5개·136~140㎞), 커브(2개·124~131㎞), 체인지업(2개·136~139㎞)도 구사했다.

3회에는 메디나가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김동엽을 3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한 메디나는 김태훈을 2루 땅볼로 잡고 투아웃을 채웠다.

메디나가 3루수 김도영의 포구 실책으로 이재현을 내보낸 뒤 김현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으면서 2사 1·2루에 몰렸다. 이어진 구자욱과의 승부에서 볼 3개를 연달아 던지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방망이를 끌어내면서 삼진으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메디나는 4회 선두타자 이원석에게 1루수 뒤로 떨어지는 안타는 허용했지만 오재일과 강민호를 연달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하지만 2사 2루에서 강한울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 실점이 기록됐다. 이어진 김동엽과의 승부에서 포수 한승택이 강한울의 도루를 저지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메디나의 첫 연습경기 성적은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 직구(2개) 최고구속은 150㎞.

투심(17개·142~147㎞) 위주로 피칭한 메디나는 커터(7개·135~139㎞), 체인지업(7개·134~137㎞), 슬라이더(3개·126~128㎞)를 섞어 던졌다.

한편 KIA는 7회 승부를 뒤집었다. 1사에서 김규성이 우측 2루타로 출루한 뒤 고종욱의 내야안타로 1사 1·3루가 됐다. 홍종표의 타구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면서 3루에 있던 김규성이 홈에 들어왔고, 김도영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KIA가 3-1로 승부를 뒤집었다.

KIA는 8회 신범수의 적시타로 1점을 더한 뒤 9회 대거 5득점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김도영의 안타를 시작으로 김석환, 주효상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변우혁의 2루타와 김규성의 3점포까지 터지면서 KIA는 오키나와 첫 연습경기를 9-1 승리로 장식했다.

앞서 KIA는 날씨 영향으로 애리조나에서 예정됐던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 두 경기를 치르지 못했고, ‘LA 불시착’ 여파로 지난 28일 잡혔던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도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KIA는 캠프 두 번째 연습경기에서 뜨거운 타격을 선보이면서 실전 감각 우려를 털어냈다.

/글·사진=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