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타자로 돌아오겠습니다.”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박찬호가 잠시 숨을 고른다.

미국 애리조나에서의 1차 캠프를 마친 KIA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본격적인 시즌 구상에 들어간다.

‘악천후’ 영향으로 연습 경기 일정 등에 차질이 빚어지기는 했지만 실전 체제로 돌입하는 만큼 긴장감이 커질 캠프. 하지만 박찬호는 함평에서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부터 손목 통증으로 페이스를 조절했던 만큼 무리해서 실전을 치르기 보다는 완벽한 상태로 다음 단계를 밟게 된다.

박찬호는 급할수록 돌아갈 생각이다. 애리조나 캠프에서도 멀리 보고 시즌을 준비했다. 2023시즌을 준비하는 박찬호의 키워드는 ‘스트랭스(strength)’다.

박찬호는 “더 좋은 타자가 되기 위해서 스트랭스에 신경 쓰고 있다. 더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타자가 되는 게 목표다. 기술적으로 지금 쉬고 있지만 트레이닝을 통해 충분히 그런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시즌 박찬호는 130경기에 나와 0.272의 타율과 함께 45타점, 42도루를 기록했다. 타석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박찬호는 두 번째 ‘도루왕’에도 등극했다. 하지만 만족은 없다.

박찬호는 “타격적으로 만족하는 건 사실상 타율 하나밖에 없는 것 같다. 타율이 전부가 아니다. 출루율, 장타율 등도 중요하다”며 “내가 그리는 그림은 타구가 수비진을 뚫고 나가는 것이다. 잡히던 타구에 힘이 더 실리고, 타구 스피드가 조금이라도 빨라진다면 좋을 것이다. 잘 쳤는데 외야가 쫓아가서 잡히는 게 분하다. 진짜 이 만큼인데 내가 그것을 이겨내지 못하는 게 분하다”고 이야기했다.

매년 경험이 더해지고 있는 수비는 큰 고민은 없다.

박찬호는 “수비수로서는 몸의 반응이나 다른 변화로 좋아지기보다는 생각이나 이런 걸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기 많이 하면 할 수록 경기 보는 눈도 조금씩 넓어지고, 우리 투수들과도 호흡을 맞춰가게 된다”고 말했다.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박찬호에게 올 시즌은 기회와 기대의 시즌이다.

박찬호는 “올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 일단 우리 투수들이 너무 좋아졌다. 선발에서 외국인 선수 둘만 잘 던져주면 될 것 같고, (김)대유형이 온 것도 되게 크다. 또 (김)기훈이가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어디든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작년 모습 그대로 보여준다면, 전상현과 정해영도 있고 (장)현식이 형까지 오니까 불펜은 완벽하다”며 “공격력도 의심할 게 없는 것 같다.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다면 우승권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지난 가을 경험도 박찬호와 KIA의 2023시즌에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박찬호는 “가을 야구 정말 재미있다. 응원 분위기, 몰입도가 다르다. 관중석이 뜨거워서 텐션이 떨어질 수 없다”며 “올해가 우승 찬스이기도 하다. 형들 나이고 있고 하니까 올해가 진짜 중요하다. 한국시리즈가 너무 해보고 싶다. 또 ‘우승 버프’ 받아서 골든 글러브도 노려보고 싶다.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팀 우승하고 기회 노려보겠다”고 웃었다.

또 “그동안에는 직업이니까 야구를 한다고 생각했었다. 차근차근 올라오면서 힘든 일도 많아서 더 그렇게 거리를 두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정말 야구를 좋아하고 있다는 걸 작년에 느꼈다. 올 시즌 꼭 좋은 모습 보이고, 우승에 도전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