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2차 발사가 예정됐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가 중단됐다. 이송과 기립을 마치고 발사대에 세워진 이후, 전기 신호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5일 오후 언론 브리핑을 열고 “산화제 탱크 내부의 레벨 센서가 비정상적인 수치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며 “현 상태로는 발사 준비 진행이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발사체 조립동으로 이송해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발생한 부위는 로켓 1단 부 산화제 탱크 센서로, 기체가 움직일 경우 센서 값이 변화해야 하는데 센서 값이 변하지 않아 값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산화제가 얼마나 탑재되는 지 측정할 수 없다.

항우연은 해당 센서에서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조립동으로 누리호를 이송한 후 규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센서 자체의 문제인 지, 센서를 연결하는 케이블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 지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항우연은 “어느 부위가 어떻게 문제가 있는지에 따라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 달라진다”면서도 “기립했던 누리호를 다시 눕혀서 조립동으로 이송하면 내일(16일) 발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리호의 설계 등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하드웨어적인 문제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부위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후속 발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누리호의 추후 발사일은 이날 발생한 문제를 해결한 후, 내부 검토를 통해 발사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발사관리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발사 중단에 항우연도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굉장히 당혹스럽고, 매우 죄송스러운 심정이다. 어떻게하든 문제를 해결해야 발사를 할 수 있다”며 “잘 해결해서 빠른 시간 안에 다시 도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은 “1차 발사 이후 최선을 다했다. 날씨 문제로 하루가 순연이 됐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었다. 국민께 좋은 결과를 보여주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며 “우리가 독자적으로 우주공간에, 우리가 만든 위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가야만 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우리 노력으로 좋은 성과를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께 무인특수이동차량에 실려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출발했고, 오전 8시30분께 기립 장치인 이렉터(erector)의 도움을 받아 발사 패드에 수직으로 세워졌다.

발사 준비 작업은 이날 이른 오후까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이날 재점검에 들어가면서 누리호는 다시 조립동으로 돌아가게 됐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